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국 부품소재ㆍ기계류 최대 시장된 중국, 이제 대만이 위협”
‘중ㆍ대만 ECFA’ 발효로 평균 10% 무관세 무기化…대응책은 한ㆍ중 FTA 뿐



“중국과 대만이 갈수록 가까워집니다. 같은 민족인데다 ECFA로 무관세 품목까지 확대되고 있어 위협적입니다.”

2일 상하이 신국제전시장에서 개막한 ‘제15회 상하이 국제기계전’에서 만난 세창인터내쇼날의 이태훈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세창은 경기도 화성에서 자동차 조립장비를 생산해 중국과 유럽 등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이번에 상하이기계전과 함께 열리는 ‘상하이 한국기계전’에 부스를 열고 출품했다.

국산 기계류와 부품ㆍ소재 등 자본재 최대 수요처인 중국 시장이 급속히 대만 쪽으로 기울고 있다. 지난 2011년 중ㆍ대만 간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발효 이후 대만산 기계류와 부품에는 평균 9%의 관세가 사라진데 따른 현상이다. 


현재 513개에 이르는 무관세 품목 수를 차츰 확대하고 있다. 대만은 디스플레이 패널 등 전기ㆍ전자 분야를 비롯해 석유화학, 공작기계 제품에 대한 관세면제를 중국 측에 추가로 요청했다.

이번 상하이기계전에는 세계에서 1500개 사가 참가해 2000부스 규모로 5일까지 열린다. 한국업체는 106개 사 222부스인데 반해 대만업체들은 118개사 250부스 규모로 참가했다. 지난해 이후 참가 규모가 한국과 역전된 것이다.

중국시장과 ‘산업내 분업’ 구조가 구축돼버린 우리나라 부품소재ㆍ기계산업에 대한 현실적 위협이 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대중(對中) 기계류 수출액은 전체(500억달러) 중 22%로 미국과 유럽을 압도한 상황이다. 


대만의 약진으로 자칫 이 시장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는 게 중국에 진출한 한국 부품ㆍ소재 업체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 나아가 중국 시장을 등에 업고 세계 시장에서 한국산과 대등한 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 부품ㆍ소재 및 기계류 시장에 대만산은 한국산에 비해 품질ㆍ가격에서 10% 정도 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쑤저우(蘇州)시 상청(相城)구에서 집진설비를 제조하는 명진기공 정대근 사장은 “중국이 환경보호정책을 강화하면서 관련 설비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대만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현지에 진출한 한국업체들까지 접근하고 있다. 현재 한ㆍ중 교역으로 얻는 6대 4 정도의 이익구조를 대만이 상당부분 가져갈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따라서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동시에 해외전시회, 시장개척단 파견 등에 대한 지원이 강화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이밖에 개별업체 차원의 브랜드 및 품질 강화와 수요처 관리 등이 거론된다.

박영탁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은 “한ㆍ중이 산업내 분업구조를 형성한 상황에서 대만이 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형국”이라며 “때를 놓치기 전에 한ㆍ중 FTA 체결로 대응할 경우 8% 가량의 가격인하 효과가 발생해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상하이=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사진설명>2∼5일 열리는 ‘제15회 상하이 국제기계전’에 대만업체들이 전시관 하나(E2)를 통째로 임차해 참가했다. 올해 전시회에는 대만이 118개 사를 참가시켜 한국업체 106개를 추월했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