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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 최경림> 새로운 통상 패러다임의 시작
美·中·EU 경제블록화 가속
급변하는 통상환경에 놓인 한국
한·중 FTA 등 돌파구 찾기 분주
새전략 세워 작은것부터 실천을




세계 경제의 두 축인 미국과 중국을 이끌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달 7~8일 이틀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세기의 만남’으로 불린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서로를 경쟁자이자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인정하면서 새로운 주요 2개국(G2) 관계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아시아 경제 정세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일본을 포함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해 아시아에 대한 경제적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고, 이에 대항해 중국은 아세안과 손을 잡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조기에 타결하기 위해 힘을 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듯 세계 통상환경은 시시각각 빠르게 변하고 있다. 작년부터 본격화된 세계 경제위기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널리 퍼지고 있고, 미국 EU 일본 등 선진국들은 경제블록화를 통해 타국에 대한 경쟁우위를 확실히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면 높은 잠재력을 가진 동남아, 중동, 중미 등 신흥국들은 내수 소비의 확장과 지속적인 인프라 수요 등을 바탕으로 세계의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복잡하게 변하고 있는 통상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발전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하겠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당시 통상장관회담에서 확인했듯, 한ㆍ중 양국은 다양한 지역통합 논의 중 한ㆍ중 FTA를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 앞으로 정부는 한ㆍ중 FTA와 이미 체결된 한ㆍ미 FTA를 중심으로 우리 기업들이 거대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이들 나라를 겨냥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유치해 경제적 실익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미 정부는 급변하는 ‘신통상로드맵’을 발표했다. 정부조직 개편으로 통상 기능이 산업부로 이관된 이후, 바뀐 통상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점에 의의가 크다. 그동안 구축한 FTA 허브를 바탕으로, 경제적 실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미래통상전략을 제시하는 측면도 있다.

이번 로드맵에서 정부는 중국과 미국 중심의 지역 경제통합 움직임 속에서 우리나라가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함을 제시했다. 마치 수레바퀴와 축을 연결하는 작은 린치핀(linchpin)이 마차를 움직이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과 같이, 우리나라가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시장과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 시장을 연결하는 핵심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략적인 통상교섭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리고 세계무대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신흥국이나 자원 부국들의 문을 열기 위하여 기존과는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자국의 산업기반이 부족한 신흥국들은 시장개방 목적의 FTA를 경계하면서, 자국의 경제발전에 도움을 주는 형태의 통상협력을 강력하게 선호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진출 수요와 신흥국의 협력수요를 고려한, 이른바 상생형 통상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 부처가 추진하고 있던 산업, 기술, 자원, 에너지 분야의 협력과 통상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낼 수 있도록 정책 간에 연계 강화가 중요하다.

바둑 격언 중에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대국적으로 생각하고 멀리 보되 실행은 작은 것부터 한 수 한 수 집중해야 결국 승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통상의 큰 그림인 신통상 로드맵으로 착안대국하였으니 이제는 착수소국할 차례다. 정부의 이번 통상정책이 한국 산업과 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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