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히 많은 점을 찍어가며 오묘한 빛깔의 숲을 그려온 작가는 ‘숲의 노래’라는 타이틀로 오는 7월 1일부터 21일까지 작품전을 갖는다.
이번 개인전에는 초록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여름의 숲 이미지를 중심으로, 봄 가을 겨울의 변화를 나무와 숲이라는 주제로 섬세하게 묘사한 작품 20여점이 출품된다. 화폭 위에 수천, 수만의 점을 찍어가며 숲의 생명력, 삶의 희망과 꿈을 묘사한 작품이다.
김습은 수묵한국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장지와 석채라는 한국화 재료로 미니멀한 조형언어를 다져가고 있는 작가다. 하루 10시간 넘게 화폭과 씨름하는 그의 작업은 국내는 물론 프랑스 미국 홍콩의 애호가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신인상주의 예술가들이 즐겨 사용했던 점묘법을 차용하지만 김습은 원색 중심의 점이 아니라 팔레트에서 혼합된 색으로 점을 찍어가며 작업한다. 그는 숲의 사실적인 묘사 보다 숲의 생명력과 에너지를 단순하게 드러내는데 촛점을 기울인다. 한국 고유의 전통장지에 석채를 끝없이 올려가며 작은 점으로 감성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숲을 만들어가는 것. 작가의 내면에서 솟구치는 열정에 의해 쌓여가는 점들은 겹겹이 조율되면서 은은한 숲의 노래를 들려준다.
김습의 작업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까다롭다. 종이에 곱게 부순 돌가루를 칠해 말린 후, 다시 접고 두드려 상처를 낸다. 그 뒷면에 먹을 듬뿍 칠해 혼합색을 만든 다음, 다시 석채로 점을 하나하나 찍어가며 형형색색의 나무와 숲을 그리는 방식이다. 이렇듯 화폭 위 수만의 점들에는 작가의 땀방울과 투혼이 깃들여진 까닭에, 그윽한 숲의 하모니를 들려준다.
단국대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수묵산수화로 기본기를 다진 후 2001년부터 시간과 흔적의 이미지를 추상적으로 구현했으며, 2003년부터는 점묘 기법으로 숲을 표현해왔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20회 개인전이다. 02)2155-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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