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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나 홀로 여행하는 여행객들이 많아졌다는데…
[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 여행은 꼭 가족, 연인, 친구들과 떠나야 하는 것일까?

답부터 말하면 “글쎄요?”정도다.

최근 나홀로 떠나는 여행이 각광을 받고 있다.

경비도 경비지만, 같이 여행을 하는 일행들의 간섭에서 피할 수 있다. 나 홀로 즐겁게 여행을 계획하고, 비행기부터 열차, 배, 숙소 등의 예약까지 하면 그 쏠쏠한 재미에 푹 빠진다. 우르르 몰려가 먹는 음식도 이제는 “No”다. 먹기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철저히 현지식으로 여행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묘미도 있다.

과거 패키지 여행을 가봤던 여행객이라면, 끌려 가듯 들려야 했던 면세점, 수천km 떨어진 여행지까지 가서 꼭 먹어야 하는 한식 등이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나 홀로 여행은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나 혼자 계획하고, 나 혼자 갈 곳을 결정했기 때문에 조금 불편한 것은 오히려 즐거운 고통(?)이다. 동료, 연인, 친구랑 떠났다면 어림도 없다.

꼭 여행지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필요도 없다. 나 혼자 더 구경하고 싶다면 몇 시간이라도 더 걸어서 구경할 수 있다. 패키지 여행이나 동료, 친구들과 간 여행이라면 상상할 수 없다.

지난 해 여름 휴가 때 연인과 여행을 떠났다 헤어졌다는 직장인 강모(33ㆍ여) 씨는 “같이 간 남자친구가 깔끔을 떨고, 결단력을 보이지도 못하고 여행지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참 별로라는 생각을 했었다”며 “짧은 여행이었지만 이 사람과 평생을 살 수 없을 거라 생각해 추석 즈음에 헤어졌다”고 말했다.

인터넷 여행사인 인터파크 투어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여행객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체 여행객 중 무려 33%가 나 홀로, 1인 여행객들이다. 10명 중 3명 꼴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 홀로 여행객들은 값 비싼 국적기를 이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 두군데 정도 경유하면서 항공 운임을 줄 일 수 있는 항공사를 선택한다.

잠시나마 외국 공항에 머물며 이국적인 풍경을 구경하는 맛이 있다고 말하는 여행자들도 있다.

올 해 혼자 싱가포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회사원 이모(39) 씨는 “사실 혼자 가는 여행은 처음이라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인터넷에 워낙 많은 정보가 있어 꼼꼼히 챙기고 있다”며 “비용은 가장 적게 들이면서도 싱가포르의 숨겨진 진면모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 홀로 떠나는 여행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다. 연령대도 20~30대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여성이 더 많은 이유는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홀로 생활하는 것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친구 문화에 익숙해 최소 2명 이상이 여행을 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여성들은 나 홀로 훌쩍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나 홀로 여행객에게 인기가 많은 해외 도시는 일본 도쿄가 1위다. 홍콩과 오사카가 2~3위다. 이유는 야경과 먹거리가 좋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도 멀지 않은 부분도 작용했다.

특히 도쿄, 홍콩, 오사카는 여행하기에 항공운임이 저렴하고, 숙박비도 많이 들지 않으며 일본어나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여행객들도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시설들이 갖춰져 있다. 여기에 이들 지역들은 쇼핑 천국이라 불린다. 여성들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하다.

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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