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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 떠난 이팔성 前회장이 주식 못 파는 이유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4일 약 5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금융권 ‘4대 천왕’이란 화려한 타이틀도 뒤로 하고 이젠 야인(野人)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죠. 퇴임 후 함께 일한 임원들을 대상으로 친목 모임인 ‘우연촌(우리금융을 인연으로 모인 촌놈)’도 만들었다죠.

그런데 새삼 이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주 주식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해서 꼭 주식을 팔아야 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보통 최고경영자(CEO)의 자사주 매입은 개인의 치부(致富) 차원이라기보단 대외적으로 회사 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시그널을 주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퇴임 후엔 보통 처분 시기에 이목이 쏠리기 마련이죠.

물론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주인의식을 갖는다는 차원에서 장기 보유할 수도 있지만, 보통 그렇게 하지 않죠. 회사경영에 확실히 손을 뗀다는 차원에서도 적정 시기에 지분을 처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절차입니다. 이 전 회장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지주 주식은 총 7만1500주입니다. 지난 2008년 6월 취임 후 25차례에 걸쳐 사들인 주식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최초 매입시 1주당 평균 단가와 지금의 단가의 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당장 주식을 팔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 전 회장이 지주 주식을 최초 매입한 2008년 9월 3일 주가(종가기준)는 1만1900원이었지만, 지금(14일 종가기준)은 9800원으로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만일 지금 주식을 팔면 얼마나 손해를 볼까요. 2100원이 하락했으니까 여기에 주식수를 곱해보면 약 1억5000만원 정도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회장 자리에 있을 땐 적은(?) 돈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퇴임 후 일반인의 위치에선 무시할 수 없는 액수죠. 아무리 자리에서 물러났어도 당장 주식을 팔기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우리금융이 민영화 등 산적한 문제들을 잘 헤쳐 경영구조가 개선돼 주가가 오를 날을 기다려봄직도 할 것 같고요.

하지만 앞으론 이 전 회장이 주식을 팔더라도 공개적으로 알 수가 없게 됐습니다. 우선 이젠 임원이 아니고 지분율(0.009%)이 5% 미만이기 때문에 주식소유 변동에 대한 공시 의무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 전 회장이 좀 더 편하게 주식이 오를 날을 기다릴 수 있게 됐다고 볼 수 있을까요.

한편 새로 취임한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의 4300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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