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CEO칼럼 - 황록> 할부금융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새해 벽두부터 시작된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중단 사태’는 사회 전반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신용카드 할부금융 이용액은 2004년 약 42조원에서 2012년 약 95조원으로 배 이상 증가했고, 이 중 약 70% 이상이 무이자 할부로 이용되고 있다. 이처럼 서민들의 보편적인 지불 수단으로 자리 잡은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중단은 서민들에게 큰 부담을 안겨 줄 수밖에 없었다.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중단 사태는 신용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카드사 경영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금융감독 당국이 카드사 일방 부담의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금지토록 한 조치가 직접적인 요인이지만, 신용카드사 위주로 운영된 할부금융 시장의 본질적인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원래 할부금융은 판매금융의 대표적인 형태다. 판매금융이란, 금융회사가 제조ㆍ유통회사의 판매 촉진을 위해 고객과 판매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분할 납부 결제 방식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할부금리를 낮게 하고, 할부로 사용할 수 있는 한도도 높여주며, 할부 기간도 늘려주고, 또 보너스를 받는 다음달에는 조금 많이 상환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판매금융 제공이 가능하다.

할부금융 거래와 관련돼 발생되는 원가구조를 살펴보면, 신용카드사의 경우 거래 시 발생되는 가맹점 수수료와 마케팅비용 등 직ㆍ간접비용이 높은 원가구조를 지니고 있다. 반면 캐피털 할부금융은 가맹점 수수료가 없고, 직ㆍ간접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어 원가구조 면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판매사가 상품의 판매 촉진을 위해 무이자 할부행사를 한다면, 가맹점 수수료가 없는 캐피털 사의 할부금융을 이용했을 때 고객에게 더욱 좋은 혜택 제공이 가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할부금융거래 프로세스와 관련된 부분을 살펴보면, 신용카드사 할부금융이 한도 약정형태로 운영되는 데 반해, 캐피털 사 할부금융은 건별 약정형태로 운용되고 있어 약정 체결의 편리성 측면에서 신용카드 할부금융 대비 다소 뒤처지는 측면이 있다. 현재 국내 60여개의 캐피털 사가 연간 약 100조원 규모의 카드 할부 시장을 도외시하고, 10조원 정도의 자동차 할부 시장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현상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 금융 시장을 보면, 우리의 카드 일시불 서비스에 해당하는 ‘차지 카드(Charge card)’, 할부금융과 유사한 ‘리볼빙 카드(Revolving card)’, 현금 서비스, 카드론 에 해당하는 ‘컨슈머 파이낸스(Consumer finance)’ 등으로 구분해 각각의 영역별로 여신 전문금융사들이 특화돼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신용카드사들이 소비자금융 전 영역을 커버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많은 캐피털 사가 자동차 할부금융 외의 시장에도 진출하게 경쟁이 촉발돼 판매사와 고객이 누리는 혜택은 더 커질 수 있다.

우리 회사는 카드 할부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고 올해 초 내구재 할부상품을 출시했다. 지금까지 대림, S&T, 혼다 등 오토바이 메이커와 CJ오쇼핑 등과의 할부 제휴를 통해 오토바이ㆍ가전ㆍ가구 등 고가 내구재상품 판매 시, 24~36개월 장기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고 있다. 당사 할부 제휴사(판매사)들은 자사 제품 판매 증대를 위해 장기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