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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强 對 强, 협상 테이블 앉기 전 신경전 벌이는 北美
[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강수(强手)엔 강수로. 6자회담을 포함한 협상테이블을 유리하게 꾸리려는 북한과 미국의 수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북한의 신선호 유엔 대사는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만의 일방적인 핵포기는 없다”고 선언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사령부의 해체를 거론하며 정전협정 체제의 해체도 요구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늘 주장하는 내용이고 경청할 만한 이야기는 없었다”면서 “북한이 계속 이어가고 있는 대화 공세 일환으로 보인다”며 일축했다. 패트릭 벤트렐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 역시“유엔군 사령부는 한국에 실제로 오랫동안 주둔해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제재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걸음 더 나아가 북한을 ‘국가비상(national emergency)’ 대상으로 1년간 더 지정, 대북 제재를 연장하기도 했다.

앞서 중국을 방문중인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나 “6자회담을 포함한 어떤 형태의 대화도 환영한다”고 밝혀 신선호 대사의 기자회견 역시 대화를 위한 유화제스처가 제시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있었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신 대사가 주장한 내용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한반도 비핵화를 주한미군의 핵전력과 미국이 핵우산정책을 포함해야 한다고 해석하거나 유엔사 해체를 통해 현재의 정전체제를 끝내고 북미 직접 담판을 통해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은 북핵 협상 때마다 북한이 제기해 온 요구다.

북미 대화 제의 등 유화국면 조성에 힘쓰던 북한이 돌연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인 것은 지난 주 한ㆍ미ㆍ일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입을 모아 “2ㆍ29 합의 이상의 선행조치가 있어야 대화가 가능하다”고 압박한 것에 대한 대응의 측면이 크다.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중단과 핵 실험 및 미사일 발사 유예(모라토리움), IAEA 사찰단의 방북을 주 내용으로 하는 2ㆍ29 합의 역시 이미 북미 간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는 이행되기 어렵다. 이점에서 한ㆍ미ㆍ일이 이야기하는 ‘플러스 알파(α)‘란 사실상 ‘선 비핵화’를 북한이 선언하고 관련 조치를 취하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으로서는 협상장에서 쓸 카드를 모두 버리고 나오라는 의미다.

북한은 이에 맞서 미국을 포함한 한반도 비핵화와 정전협정 체제의 해체라는 ‘최대주의적 목표‘를 다시 들고 나옴으로써 ”호락호락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양측의 요구가 팽팽히 맞선 상황에 대해 “실제로는 어떤 수준에서 양측이 성의를 보이면 대화가 시작 될지 임계점을 두고 치열한 물밑협상 벌어질 것“이라며 ”중국이 한ㆍ중 정상회담 등을 통해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고 때로는 양보를 종용하는 중재자의 역할을 다시 떠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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