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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용동대기자의 파워부동산> 하반기 분양시장 양극화 심화 예고… ‘알짜’에만 몰린다
美출구전략 본격화 악영향 전망…청약규제 완화는 긍정적 요소
저렴한 분양가·역세권 입지 등 일부 호재지역만 청약 好성적
공격판촉 떼분양까지 시장불안 여전…실수요 위주 접근 필요



아파트 분양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취득세 및 양도세 감면 등의 영향으로 미분양 단지마다 하루 서너 개씩 팔리던 신규 수요가 급속히 멈춰서면서 이탈 분위기가 심각해진 상황이다. 4ㆍ1대책의 특수 후광효과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분양시장과 기존 재고주택시장은 밀접한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다. 기존 시장이 움직일 때 후행적으로 시차를 두고 신규 시장이 작동하는 게 기본 생리다. 4ㆍ1대책 발표 후 거래가 늘고 가격이 꿈틀대자 주택건설업체는 일제히 신규 분양 채비에 나섰다. 자산을 팔아 힘들게 연명하는 주택건설사의 입장에서 가뭄 속 단비를 만난 셈이다. 6월 분양 계획물량이 무려 5만6000가구 선으로 급격히 늘어난 것이 같은 이유에서다. 심각한 침체 장세인 수도권 공급물량만도 3만4000여가구를 넘는다. 시장은 점차 거꾸러지는데 공급폭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내외 변수마저 속출하고 있다. 취득세 감면이 이달로 끝나고 양적완화 축소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것. 양적완화를 단행했던 선진국이 출구전략을 시도, 자산시장은 또 한 번 요동을 칠 태세다. 유동성을 본격 회수하기 시작하면 금리 불안이 뒤따르고 채권, 주식, 부동산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긍정적 호재도 있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유주택 청약 1순위자가 대거 실수요자로 나선다는 점이다. 하반기 분양시장을 진단해본다.

▶공급 홍수, 희비 엇갈려, 착한 분양가, 입지 절대 좌우=4ㆍ1대책 이후 거래가 늘면서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주택건설업체는 미뤄왔던 공급을 재개했다. 서울권을 비롯해 위례, 송도, 판교 등 수도권 신도시와 고양, 김포 등지에서 잇달아 분양이 추진되고 있는 것. 그동안 미뤄왔던 대규모 주상복합단지가 분양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이와 함께 천안ㆍ부산 등 지방 도시권에서도 공급이 재개되고 있다. 공급 홍수 속에 청약 결과는 극명하게 갈린다. 지난 17일까지 분양된 9개 단지 가운데 6군데는 순위권 내 마감되었으나 3군데는 참패한 것으로 드러난 것.

예컨대 천안 용곡2차 동일하이빌아파트는 592가구 모집에 총 1822건이 접수되어 3.07대1의 청약경쟁률로 마감됐다. 일부 평형의 경우 3순위에서 19.6대1의 경쟁률을 보였고, 수천만원의 프리미엄까지 거론될 정도로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하반기 분양시장은 규제완화에 따른 수요 증가 등의 호재와 금리불안 등 대외적 악재로 지역과 단지에 따라 청약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사진은 하반기 최대 관심지역으로 떠오른 위례신도시 삼성 래미안아파트 모델하우스. 
                                                                                                                                                                                   [사진제공=삼성물산]

판교에서 분양된 알파돔시티의 경우도 마찬가지. 881가구의 청약에서 1순위 2만2804명이 몰려 26대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 수도권 분양시장을 끌어올리는 견인차가 되었다. 대구 세천 한라비발디는 994가구 모집에 5554명이 청약, 평균 경쟁률 5.59대1을 보였다. 전용면적 84㎡ A타입은 328가구에 2689명이 몰려 최고 8.2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외에 세종 한양수자인 에듀센텀 등도 3순위 내 청약이 모두 완료됐다. 하지만 나머지 단지는 수요층이 외면, 순위권 미달사태를 빚었다.

성공 청약 단지의 1등 공신은 시세보다 저렴한 착한(?) 분양가다. 천안 동일의 경우 분양가를 3.3㎡당 690만원 선으로 책정, 성공을 거둔 대표적 사례다. 지자체에서 승인한 가격은 물론 주변 시세보다 파격적으로 낮춘 것이다. 중형대의 분양가를 되레 더 낮춘 점도 인기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주상복합아파트 ‘판교 알파리움’ 역시 3.3㎡당 평균 1897만원으로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 점이 집객의 요인으로 작용, 최고 98.19대1의 경쟁 속에 마감됐다. 환승권 등으로 입지가 양호하고 실내공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한 점 등도 수요층에 크게 어필한 것으로 분석된다.

▶분양 참패, 미분양 등으로 기반시설 지연, 고분양가 영향도=심각한 미분양 사태를 겪고 있는 고양 삼송지구는 부동산가에서 ‘곰의 도시’에 비유된다. 동면하는 곰처럼 먹거리를 사전에 충분히 확보하거나 확보한 사람만 들어가 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만큼 상가를 비롯해 도로, 전철 등 생활기반시설이 제대로 되지 않아 외부에서 해당 아파트까지 드나들기가 무척 불편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높은 분양가를 접고 최고 28%까지 할인하는 등 파격 미분양 판촉전이 치열하지만 미분양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고양ㆍ파주ㆍ김포 지역이 대표적인 사례 지역이다. 미분양이 많을수록 택지는 더욱 팔리지 않고 기반시설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입주아파트 가격이 분양아파트보다 싼 게 결정적 기피 이유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쉽게 해결되기도 어렵다. 과거처럼 인구를 유입시켜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하기가 갈수록 힘들다. 최근 분양에 들어간 고양 인근 단지의 분양이 부동산가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동탄과 판교신도시의 중앙부위에 건설된 대규모 주상복합단지처럼 성공을 거둘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인구 흡입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3.3㎡당 1400만원에 달하는 아파트의 분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수도권 시장회복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기 때문이다. 판촉요원을 500명을 활용, 떼분양 여부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사다. 서울권에서의 대규모 단지 분양도 마찬가지다. 4300가구에 달하는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의 경우 1500가구의 일반분양을 내놓는다. 일반적으로 초기 분양률이 30~40% 정도만 올라도 성공이라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과거와 달리 그 만큼 시장 침체가 깊다는 얘기다. 기존 주택시장과 달리 분양시장이 하반기 주택시장을 주도할 것이나 규제완화 등 정책 호재와 시장 외 여건은 여전히 어두워 실수요자 차원의 접근이 절대 필요하다. 

ch10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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