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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자재 시장마저…
금값 6% 급락…온스당 1286.20弗
WTI 3.39% 내린 배럴당 95.14弗
신흥국 통화약세에 자산버블 붕괴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 전략이 원자재시장에도 ‘대학살’(bloodbath)을 몰고 왔다.

21일(한국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값은 하루 만에 6%(87.80달러) 급락하며 온스당 1286.2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은값은 무려 8.32% 빠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도 전날보다 3.39% 내린 배럴당 95.14를 기록했다. 원자재 시장 역시 전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벤 버냉키 미 연준 의장으로부터 직격탄을 맞는 모습이다.

원자재 시장은 연초부터 좋지 않았다. 천연가스만이 셰일가스 기대를 안고 유일하게 두 자릿수대 수익률을 기록했을 뿐이다. 원인은 미국 달러화 강세다. 원자재는 100%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면 각국의 원자재 수입가격이 증가해 수요가 줄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금이다. 지난 4월 폭락한 금값은 이후 횡보를 이어왔다. 투기적 수요는 살아나지 않았지만 인도 등 신흥국의 저점 매수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신흥국에서 일제히 자금이 빠지면서 신흥국 통화 약세는 더욱 심해졌다. 특히 인도 루피화 약세가 치명적이다. 전 세계 금소비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인도는 루피화 표시 금값 상승으로 인한 수요 위축에 정부의 금 수입 규제 조치까지 맞물리면서 금값 하락을 주도해 왔다. 손동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인도 정부가 무역수지 적자 개선을 위해 추가적인 금 수입 규제 조치를 내놓는다면 금값은 1250달러 선이 다음 지지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연준에 이어 중국의 6월 HSBC 제조업 PMI(예비)가 전달보다 0.9포인트 떨어지는 등 경기가 위축된 것도 원자재시장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중국 및 글로벌 제조업 경기에 가장 민감한 산업금속에 특히 악재다.

다만 지난 6개월가량 배럴당 90달러대에 갇혀있던 원유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WTI는 미국 증시와 상관관계가 높은 만큼 미국 경제 개선으로 유가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란 기대다. 이석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원유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어 유가는 배럴당 80~100달러에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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