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ㆍ29 합의+α 중국 손에 달렸다?
[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북한의 북미 대화 제안에 ”2ㆍ29 합의에다 플러스 알파(α)를 가져오라“는 한ㆍ미ㆍ일 3국의 대답은 북한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때문에 본격적인 협상 개시 전 샅바싸움 성격이 강하다. 중국이 이번에도 심판을 맡았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협상의 목표로서도 달성되기 쉽지 않은 내용이 전제조건으로 내걸렸다”며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초에 2ㆍ29 합의가 무너진 것은 그 특성 상 실현되기 어려웠기 때문.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은 북한이 중단을 선언한다 해도 미국이 확신하기 어렵다. 원심분리기를 사용하는 우라늄 농축 시설은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재처리 시설에 비해 은폐가 쉽고 수시로 이동이 가능해 위성 사진으로는 발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관련 의혹 시설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확인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곳에 시설을 숨겨뒀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이 수시로 의혹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

핵 실험과 미사일 실험의 유예(모라토리움) 역시 북한이 선언을 한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말로는 “하지 않겠다”고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언제든 깰 수 있다. 이미 2ㆍ29 합의 직후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라는 명목으로 광명성 3호 로켓을 발사하면서 이미 모라토리움은 깨진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리고 3차 핵실험으로 미국은 북한에 대해 “더이상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결국 2.29 합의 자체가 이미 북미 간에 충분한 신뢰 없이는 유지되기 어려운 조건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래서 한ㆍ미ㆍ일 3국이 요구하는 ‘플러스 알파(α)’란 2ㆍ29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는지 검증할 수 있는 장치들이 될 공산이 크다.

예를 들면 IAEA 사찰단의 북한 상주나 미국이 우라늄 농축 의혹을 제기할 경우 언제든 북한이 관련 시설을 공개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 가능성이 있다. 로켓 발사에 대해서도 인공위성 발사 역시 제재 대상이라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같은 조치가 사실상 ‘완전하고 돌이킬 수 없으며 검증가능한‘ 핵 폐기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등을 맞바꾸려는 북한으로선 협상도 전에 자신의 카드를 다 버리고 오라는 얘기다.

결국 협상 전 사전조치를 두고 줄다리기를 벌이는 양측 사이에서 심판 역할을 하게 될 것은 중국이다. 20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의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양측이 만나 6자회담 조기재개를 위한 여건 조성을 논의하길 바란다”며 실질적인 대화에 들어가길 촉구했다.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1일 한ㆍ미ㆍ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 결과를 들고 북한과의 전략대화를 막 끝낸 중국을 방문하는 만큼 이 자리에서 중국이 양측에 서로의 조건을 양보하고 협상 테이블에 한발짝 씩 다가오라고 중재할 가능성이 크다.

why3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