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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 - 류정일> 애플의 새로운 혁신, 저가형 아이폰
처음 아이폰이 탄생했을 때 세상은 이를 축복했다. 그러나 지금은 잇단 악재에 흔들리며 더 이상의 신세계는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시장은 꾸준히 애플에 돌파구를 제시하며 새로운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애플을 둘러싼 논란은 소송도, 탈세도, 혁신도 아닌 저가형 아이폰의 출시 여부다. 시장의 숱한 기대, 루머, 강압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저가형 아이폰은 출시돼야 한다.

아이폰 쇼크가 대한민국을 들뜨게 했던 2009년 말 필자도 스마트폰 대열에 합류했다. 그 당시 기분좋은 충격은 아직도 짜릿한 잔상을 남기고 있다. 그리고 3년이 훌쩍 지나 아이폰5로 바꾼 지금은 담담하기만 하다. ‘새것’이라는 정도의 느낌이 들뿐 설렘도, 놀라움도 없다. 익숙함이라고 설명하기에도 아쉬운 점이 많다. 오죽하면 최근 열린 애플 개발자회의(WWDC)에서 첫 공개된 ‘iOS 7’이 등장과 동시에 ‘카피캣’ 논란에 휩싸였을까.

화면을 쓸어올리면 제어판이 나오는 방식은 이미 안드로이드에 적용돼 있고, 새롭게 선보인 ‘아이튠즈 라디오’는 이미 서비스 중인 판도라와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길어지기만 했을 뿐 혁신은 사라졌다’는 비난에 직면했던 아이폰5가 새로운 운영체계와 함께 비상하려고 했겠지만 경쟁사들은 이미 앞서 나갔고 이용자들의 기대치는 높아졌다.

그래도 애플은 무탈하게 지내는 듯하다. 지난해 9월 700달러를 넘어섰던 주가는 43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고, 세계시장 판매량은 삼성전자에 밀려 2위지만 올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영업이익의 57%를 차지했다. 다만, 지난 1분기 아이폰의 평균판매가격은 614달러에 달했다고 하니 놀랄 일은 아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가 사상 첫 300달러 아래로 떨어진 299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비싼 가격 정책을 유지하는 뚝심이 놀라울 따름이다.

애플은 부인하고 있지만 저가형 아이폰 루머는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 3분기 출시설, 플라스틱 적용설, 99달러 초저가설, 350달러 중저가설 등…. 더불어 저가형 아이패드 미니 출시에 대한 루머까지 난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올 초 필 실러 애플 수석부사장은 “저가형 스마트폰이 애플의 미래가 될 수 없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고, 팀 쿡도 “애플은 저가형 단말에 대한 개발 경험이 없다”며 루머를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강 건너 불구경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이폰에 대한 낮아진 충성도는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혁신의 왕좌에서 밀려났다면 그에 걸맞게 낮은 자세로 임하고 시장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신흥시장의 급성장 속에서 차기작에도 고자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혁신의 행진이 답보상태라면 다른 방식으로라도 팬들의 성원에 보답해야 하는 것 아닐까.

애플은 홈구장인 미국에서도 인정받지 못한 특허로 어려움에 처했고 조세피난처를 동원한 부도덕성 논란은 뒤통수를 치고 있다. 지금 애플은 중력에 못 이겨 추락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처음 아이폰이 탄생했을 때 세상은 이를 축복했다. 그러나 지금은 잇단 악재에 흔들리며 더 이상의 신세계는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시장은 꾸준히 애플에 돌파구를 제시하며 새로운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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