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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18~19일 FOMC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 화들짝-버냉키의 노림수는 출구전략 충격 완충효과?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5일이나 남았는데도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 때문에 13일 아시아 증시는 요동을 쳤습니다. 예상되는 정책 변화에 대해 시장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금리인상이 향후 아시아 지역 금융시장에 대량의 자금유출을 몰고 와 제 2의 외환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다소 앞선 전망도 있지만, 최근 금융시장 혼란은 ‘먼저 맞는 매가 더 낫다’고, 맷집을 단련시킨다는 점에선 오히려 더 낫지 않았느냐는 생각도 듭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58) 골드만삭스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13일 미국 워싱턴에서 있었던 한 행사에서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논쟁이 시장의 흔들림을 피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FOMC 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지자 이것이 오히려 시장에는 완충작용으로 기능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준 금리 인상 시기를 두고 “대중의 인식과 토론이 (변화)과정을 조금 부드럽게 할 수 있다”는 그는 한편으론 “시장은 정책 변화를 예측해 재빨리 반응하기 때문에 (연준이)금리를 천천히 적응시키는 것은 어렵다”며 이런 논의 과정이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또한 “정책이 전환이 가져오는 불확실성으로 시장이 어느 정도 흔들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미 이런 변화들을 얘기하고 있는 만큼 큰 혼란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는데요, 최근 연준의 국채 매입 규모 축소 전망으로 인해 국채금리가 상승한 것에 대해서도 당연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2%까지 내려간)현재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정상적인 수준이 아니고 단기 금리 역시 평균 2.2%를 넘을 것 같지 않다”며 국채 금리 정상화에 대해서도 언급했고, 블룸버그 통신은 안슈 자인 도이체방크 공동 CEO 역시 국채 금리 인상에 대해 “지난주 시장의 반응은 연준이 그들의 몇몇 부양책을 철회할 수 있다는 신호에 대한 ‘건전한’ 대응”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투자자들은 Fed가 2014년 12월까지 기준금리를 기존 0~0.25%에서 0.5%까지 올릴 가능성을 37~47%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갑작스런 금리 인상은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데요, 벤 버냉키(59)연준 의장은 FOMC이후 19일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에 관한 전망들을 내비치며 시장이 이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완충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블랭크페인은 “금리가 갑작스럽고 급격하게 증가해, 방심하고 있었던 많은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은 적이 있었다”며 1994년 기준금리 폭등이 전세계에 미친 영향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연준은 당시 3년 간 3%로 묶어뒀던 기준금리를 이듬해 2월까지 6%로 올렸고 이 때도 신흥국들은 대규모 자금 이탈 사태를 맞이해야 했죠. 멕시코는 국채 투매현상으로 국가부도 위기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1979년에도 미국은 2차 석유파동으로 물가가 급등하자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급등시켰고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는 외환위기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이미 여러 사태를 경험한 지금, 연준이 갑작스런 출구전략으로 그렇게까지 무리수를 두진 않겠지만 만약 당시와 같은 사태가 재현될 경우 오늘날 미치는 파장은 20년 전보다 훨씬 더 클 것이란 전망입니다.

곧 임기 종료가 가까워 오는 버냉키 의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금융그룹 바클레이스의 마이클 게이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벤 버냉키 의장은 채권매입 축소가 ‘양적완화 종결’ 같은 공격적 정책 전환으로 이어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갑작스런 양적 완화를 배제하고 미리 시장을 달랠 필요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헤지펀드 포토맥리버캐피털 최고책임자 마크 스핀들 역시 “19일 버냉키는 채권매입 축소를 발표하더라도 정책이 시장에 협조적일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국채 매입에 있어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준 의장은 도리어 FOMC 회의 결정 내용보다 시장의 민감함을 우려하기도 했는데요. 그는 “시장 참여자들이 정상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반응할 수도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더들리는 국채 매입 규모를 시장이 미리 예측해 지나치게 앞서간다며 “재정 안정성을 위협하는 반응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 상황에 맞도록 통화 정책이 조절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고 했죠.

어쨌든 분위기 반전의 키노트 스피커(keynote speakerㆍ기조연설자)는 버냉키 의장입니다. 어떤 이들의 허울뿐인 백마디 말보다 그의 의미있는 한 마디가 세계 경제를 흔들기도, 안정성을 가져다 줄 수도 있습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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