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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방사형 워싱턴DC…美 정체성 상징 대표적 성공사례
해외 정치·행정수도 살펴보니…
계획부터 완료까지 137년 브라질리아
무리한 외자도입 건설 ‘실패의 전형’



행정수도는 기존 수도의 과밀화를 피하고 행정 기능을 한곳에 통합해야 한다는 정치ㆍ사회적 목적을 띤 만큼 철저한 계획과 실행을 거쳐 만들어졌다. 전 세계 각국의 행정수도 역시 주요 기능을 분산시킨 만큼 오랜 기간 준비 작업을 거쳐 완성됐으나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곳도 있다.

대표적인 정치ㆍ행정수도로 꼽히는 곳은 미국의 워싱턴이다. 1800년 워싱턴으로 수도를 옮기기 전까지 연방정부의 수도는 대륙회의가 개최되는 장소인 뉴욕(1781~1790)과 필라델피아(1790~1800)가 돌아가며 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영구적인 연방수도에 대한 요구가 생겼고, 1787년 미합중국 헌법 및 1790년 수도소재지법에 따라 포토맥 강 하류의 이곳에 수도를 건설하기로 결정한다.

수도 건설 초기엔 형편없는 시설 때문에 많은 사람이 불편함을 느꼈고, 수도 이전을 후회하기도 했다고 전해지나 백악관과 국회의사당 등이 들어서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프랑스 출신 피에르 랑팡이 설계했으며, 계획도시들이 보통 격자형으로 만들어지는 것과 달리 워싱턴은 백악관을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방사형으로 계획됐다. 도시 중심엔 워싱턴기념탑이 세워져 있고, 이는 미국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상징물로 자리 잡았다.

 
미국 워싱턴은 성공한 행정수도 이전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1790년 연방정부 수도 소재지법에 따라 포토맥 강 하류에 건설된 워싱턴은 1800년부터 200여년동안 세계 정치의 중심도시로 성장했다.

반면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는 그리 성공적인 계획도시로 평가받지 못하는 경우다.

1822년 포르투갈에서 독립한 이후 이듬해인 1823년 신도시 건설법안을 통해 수도 이전계획이 수립됐으며, 1891년 브라질 영토의 한가운데인 고이아스 주의 고원지대를 부지로 선정했다. 그러나 정치적인 이유로 추진되지 못하다 1956년 본격적으로 이전계획을 실행해 1960년 새로운 행정업무지구로 거듭났다. 계획부터 완료까지 무려 137년이 걸린 것이다.

내륙 지방 개발, 국가 통합 등을 목표로 건설했지만 뒤따르는 대가는 컸다. 도시행정가들이 4년이란 짧은 기간에 걸쳐 무리하게 실행했다는 평가와 함께 무리한 외자 도입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외채를 갚기 위한 아마존 강 개발과 토목 공사가 진행돼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도 낳았다.

빈민들의 이주도 문제가 됐고, 도시는 애초 계획한 50만명을 훌쩍 뛰어넘어 위성도시를 포함하면 260만명이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다. 인구 과밀화로 인해 도시 중심부를 벗어나면 편의시설 부족과 교통체증 등 환경도 열악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 밖에 호주는 캔버라, 캐나다는 오타와, 터키는 앙카라, 스위스는 베른, 미얀마는 네피도, 코트디부아르는 아비장을 행정수도로 삼고 있다. 기능별로 분산된 국가도 있는데 남아공은 행정은 프리토리아, 사법은 블룸폰테인, 입법은 케이프타운이 그 역할을 하고 있으며 볼리비아의 경우 라파스가 행정 기능을, 수크레가 사법 기능을 하는 도시다. 한편 대다수의 수도는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의 집무공간과 이외 국가기관들이 함께 자리 잡고 있다. 청와대와 세종시가 분리돼 있는 국내 상황은 조금 독특한 경우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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