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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들리는 세계금융시장> 빠져나간 글로벌자금 ‘행방불명’…종착역은 어디?
美 출구전략 공포 확산
주가 추락 불구 채권도 동반 약세
통상적 ‘자금 흐름’공식 안통해

美장기국채 이젠 되레 위험자산 간주
현금화 쉬운 美단기국채 집중 매입
시장상황 관망하며 투자출구 모색



글로벌 자금의 행방이 오리무중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로 전 세계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불안한 시중자금이 전통적인 투자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실제로 미국 주가는 하락하고 채권시장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증시는 폭락했고,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가치는 맥없이 추락하고 있다. 금, 유가 등 원자재 시장으로의 자금 흐름도 관찰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들이 12조달러 넘게 시장에 푼 유동성은 어디로 갔을까. 

▶불투명한 유동성 흐름=니혼게이자신문은 14일 “돈이 행방불명”이라며 “‘주가 오르면 국채를 팔고, 주가가 빠지면 국채를 산다’는 당연한 돈의 흐름이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 주식과 채권의 움직임은 ‘주가 하락ㆍ채권 약세’ 구도다. 지난달 22일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의 출구전략 시사 발언 이후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지난달 초 1.60%에서 2.23%까지 상승해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출구전략 불확실성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변동성 장세에서는 안전ㆍ위험 자산 선호에 따른 그동안의 자금흐름 공식도 통하지 않게 됐다.

일반적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 국내에서는 고위험ㆍ고수익 채권을, 국외에서는 신흥국 통화와 주식을 팔아 안전자산의 대표격인 미국 장기 국채로 자금 흐름이 옮겨와야 하지만 지금 상황은 고수익 채권과 신흥국 자산은 물론 미국 장기 국채까지 외면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니시무라 히로유키 편집위원은 “미 장기 국채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더이상 ‘안전’이 아니라 오히려 ‘위험자산’으로 간주되기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보고서 역시 5월 말부터 주식ㆍ채권 투자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모두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채권 발행 급감=국제 채권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기업들의 차입도 위축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용한 딜로직 집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현재 미국 투자등급 기업의 주간 채권 발행 규모는 32억달러로 올 들어 평균치인 232억달러에 비해 많이 감소했다.

‘정크본드’ 쪽도 사정이 마찬가지다. 딜로직에 따르면 투자와 투기 등급을 합쳐서 이번주 주요 기업의 채권 발행은 전 세계적으로 55건에 그쳐 올해 주간 평균치인 202건에 크게 못 미쳤다.

▶꼬리 잡힌 자금 행로=글로벌 자금이 전통적 투자시장에서 빠지고 있기는 하지만, 유동성의 다음 행선지에 대한 꼬리를 보여주는 시장이 있다. 바로 미국 단기 국채시장이다.

3개월물 미 국채 금리는 0.05%를 기록, 지난 3월 중순의 0.1%에서 급속히 하락했다. 국채 금리 하락은 국채 가격 상승을 의미해 그만큼 매수세가 몰렸다는 의미다. 이는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신문은 “미국 통화정책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 있는 주식과 국내외 위험자산에서 도망친 돈이 미국 장기 국채시장도 지나쳐 현금화가 쉬운 단기 국채시장에서 머물면서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시중자금이 수익률을 무시하고 안전을 넘어 ‘매우 안전’ 지향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신문은 이어 “국채시장 약세로 이어지는 금리인상이 아직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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