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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들리는 세계금융시장> 日 금융시장 핫머니 놀이터 전락…성장전략 실패…아베노믹스 타격
미국의 출구전략 움직임이 일본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부양책)가 퇴락의 길을 걷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일본 금융시장이 헤지펀드의 놀이터로 전락해 그동안 엔저로 승승장구했던 아베노믹스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1만 5627까지 급등했던 닛케이지수는 20%(13일종가기준 12445) 폭락했고, 100엔선을 돌파했던 엔달러환율도 지난 4월4일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발표수준으로 되돌아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일본 증시의 역사적 랠리가 변덕스러운 거래 속에 쇠락하고 있다”며 “아베노믹스의 효과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증시의 폭락 원인은 표면적으로는 아베 정부의 부실한 성장전략과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정책 부재에 따른 시장의 실망감으로 대변되지만, 실제로는 해외 헤지펀드의 움직임이 증시 급등락을 초래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 6개월간 해외 투자가의 일본 주식 매수 초과액은 10조엔(1000억달러)에 이르렀고, 이 중 50∼60%가 헤지펀드 자금으로 추정된다.

외국계 투자은행인 BNP파리바의 마루야마 순 씨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올해 일본 시장에 유입된 800억달러 중 80∼90%가 핫머니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선진국이지만, 주식시장은 핫머니의 동향에 좌우된다는 점에서 신흥국 시장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후 헤지펀드는 일본의 정책 동향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관망세로 돌아선 투자자들이 매매량을 줄이자 헤지펀드의 약간의 움직임만으로도 일본 증시는 요동쳤다.

실제로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달 22일 양적완화 조기 축소를 시사한 다음날 닛케이 평균지수는 중국의 경제지표 악화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7.32% 폭락했다. 이후 ‘일본 주식 매수→엔화 매도→일본 주식 매수’ 선순환 흐름이 일거에 ‘일본 주식 매도→엔화 매수→일본 주식 매도’로 변했다. 이 여파로 일본 증시는 지난달 30일(5.15%), 13일 (6.35%) 연쇄 폭락을 연출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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