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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사 사무실 문턱이 꼭 높을 필요가 있나요?”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변호사 사무실의 문턱이 높을 필요는 없죠. 법률서비스가 필요한 분이라면 누구나 전문가의 도움을 쉽게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경기도 의정부 제일시장 초입. ‘동네 변호사’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한 사무실에 들어서면 향긋한 커피향기가 먼저 손님을 반긴다. 커피와 차를 파는 곳인가 싶지만 길거리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카페’는 아니다. 한 층 더 올라가면 이미연 변호사(32ㆍ여)의 사무실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그는 서민들을 상대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변호사 사무실과 카페가 접목된 곳이에요. 소송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좀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예상외로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이 변호사가 이 곳에서 카페를 접목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지는 이제 갓 1년이 넘었다. 다른 변호사 사무실처럼 사무장이나 직원을 두지 않고 1인 사무실 개념으로 일을 하고 있는 그는 “고생을 염두하고 시작한 일이지만 생각보다 훨씬 바쁘게 지냈다”며 지난 1년간의 보람을 밝혔다.

특히 이 변호사는 여성과, 장애인 성폭행 등과 관련한 법률 구조에 관심이 많다. 지난 1년 간 지역에 있는 NGO나 성폭력 상담소와 협력관계를 맺는데 주력하며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법률 전문가로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

이 변호사는 현장에서 다양한 피해사례를 직접 접하면서 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변호사에게는 법률적 지식만큼이나 ‘감수성’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닫게 됐다. 그가 변호사의 전문성을 단순히 ‘법률적 지식’에만 국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올 6월부터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전담변호인 제도가 확대ㆍ시행되고 있지만 피해자들의 심리 상태 등에 대한 부가적인 ‘전문성’을 갖춘 전담변호인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역 상담센터와 긴밀한 협조아래 법률지원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인데 아직은 미흡한 부분이 많은게 현실이죠.”

이 변호사의 상담고객은 대부분 변호사 수임료가 부담되거나 혹은 여러 법률사무소를 거치면서도 제대로 구제를 받지 못한 경우가 주를 이룬다.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동네 변호사’를 찾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그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이런 형태의 변호사 사무실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와 공익을 대변하는 법률조력인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근 변호사가 많이 늘었지만 사회적 약자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란 여전히 어렵죠. 가슴이 답답할 때도 많지만 책임감을 배로 느끼기도 합니다. ‘동네 변호사’의 의미처럼 소외된 약자들이 필요할 때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고 싶은게 희망사항입니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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