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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핵 포기가 北 살길이라는 미 · 중 정상 경고
지난 주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미ㆍ중 정상회담은 세계 초강대국으로 일어선 중국의 위상을 거듭 확인해준 자리였다. 넥타이를 풀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마주 앉아 세계정세를 논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모습은 국제무대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시진핑 주석이 이에 앞서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코스타리카, 멕시코 등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 국가들을 순방하며 우호관계를 과시했던 데서도 이런 의도가 엿보인다.

이미 중국은 3조4000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를 주름잡고 있다. 아프리카 각국에서는 자원개발의 교두보가 마련되고 있다. 그러나 동아시아 일대에서는 일본과의 댜오위다오(釣魚島ㆍ일본명 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은 물론 남중국해 곳곳에서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인접국들과 마찰을 빚는 중이다. 중국이 초강대국으로서의 성숙된 지도력을 발휘하려면 눈앞의 이해관계보다는 보편적 원칙과 기준에 따라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번 양국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무기 개발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완전한 합의’를 이룬 데 대해 중국의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되는 것은 그런 때문이다.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후원국을 자처하는 중국의 입장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자격으로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최용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맞아서도 핵무기 포기를 강력 주문했던 것이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은근히 북한을 감싸는 듯 한 태도를 보여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간 ‘세기의 회동’으로 이 같은 공식은 더 이상 성립이 어렵게 됐다. 양국은 앞으로 상생적 협력과 건전한 경쟁을 유지하며 새로운 대국관계를 형성해 나갈 것이다.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이 세기의 회동인 까닭이다. 중국으로선 북한 핵은 이 과정에 놓인 가장 큰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한 지도부도 이제는 핵기술 포기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 국제사회로부터 핵개발 움직임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가 계속 전해지고 있다. 핵무기를 내세워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키는 방법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려는 수법은 이미 약발이 다했음이 드러났다. 그나마 지금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핵 포기가 유일한 길이다. 이번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에서 전하는 메시지도 바로 여기에 있음을 북한 당국은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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