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미국 백악관의 새 국가안보보좌관에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 대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오랫동안 보좌해온 대표적인 ‘매파’인 사만다 파워 전 국가안보회의(NSC) 참모가 맡게 된다.

AP통신 등은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ㆍ안보 정책을 총괄해온 도닐런 보좌관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5일 전했다.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런 인사 내용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2기 국가안보팀을 대대적으로 재편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회동을 코앞에 두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의 국가안보 및 외교 정책을 좌지우지해온 실세로 평가받는 도닐런 보좌관은 이달 7∼8일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베이징으로 건너가 의제 등을 조율했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유럽 및 아프리카 순방을 마치는 7월 초까지 자리를 지킬것으로 보인다.

도닐런 보좌관은 2010년 오바마 대통령의 첫 국가안보 수장이던 퇴역 장군 제임스 존스 보좌관의 뒤를 이었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철수하고 미국의 외교 초점을 중동, 유럽 등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옮기는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강조해왔으며 국제 터러 조직인 알 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 사살 등 대테러리즘 전략도 수립해왔다.

새로 미국의 안보ㆍ외교 정책을 총괄할 라이스 대사는 2008년 대통령 선거 때부터 오바마 캠프에 합류해온 ‘대통령의 절친’이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 피습 사건이 일어나자 TV 방송에 출연해 이를 테러가 아닌 반(反) 이슬람주의 동영상에 자극을 받은 시위대에 의한 우발적 사건이라고 주장했다가 공화당으로부터 거센 역풍을 맞았다.

그는 오바마 2기 내각의 국무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공화당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지명되면 상원 인준을 거부하겠다고 압박하자 스스로 그 자리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대신 존 케리 상원의원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뒤를 이었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상원 인준 대상이 아니다. 라이스 대사를 이어 유엔 대사를 맡게 될 파워 전 참모는 NSC에서 다자(多者) 문제 및 인권 담당 참모를 지내다가 지난 2월 사임했다.

하버드대 교수 출신으로 대량 학살을 주제로 한 책을 써 퓰리처상을 받은 바 있는 인권 전문가인 그의 발탁은 오바마 행정부가 유엔에서 시리아, 중국, 수단 등을 상대로 인권 보호를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이 후보였을 때부터 외교 정책 고문을 맡는 등 열렬한 지지자였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클린턴 후보를 ‘괴물’이라고 지칭했다가 캠프에서 물러나기도 했으며 나중에 클린턴 전 장관에게 사과하고 오바마 당선인의 백악관 인수팀에 선임돼 국무부 및 유엔대표부 인수 부서에서일하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NSC 간부를 맡았다.

2011년 리비아에 대한 군사 공격 여부를 놓고 신중론을 펼쳤던 로버트 게이츠 당시 국방장관이나 도닐런 보좌관 등과 달리 라이스 대사와 함께 인권을 이유로 군사 행동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등 강경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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