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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오스 탈북자 줄자, 브로커들 아비규환”..경쟁브로커 신고고까지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탈북자 9명의 강제 북송이후 주요한 루트인 라오스 북부가 막히면서 탈북자들이 줄어들자,브로커들이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다. 탈북민의 안전이 희생되고 있다.”

김희태 북한인권개선모임 사무국장이 헤럴드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라오스 루트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증언했다.

중국인과 라오스인이 대부분인 탈북 브로커들이 집결하는 곳은 라오스 북부의 멍나 지역. 수십개 브로커 업체가 이곳에 진을 치고 있다. 중국에서 넘어온 탈북민들은 중국 내 브로커들과 거래를 끝내고 이곳에서 행선지에 따라 현지 브로커를 새로 만난다. 전체 탈북민 중 80%가 브로커를 이용하는데 탈북과정에서 총 500만~1000만원 가량을 브로커들에게 전달한다. 입국 후 정부로 부터 지원받는 정착금중 일부를 떼어 주거나 미리 입국한 가족이 돈을 마련한다.

문제는 이 지역으로 들어오는 탈북자의 수가 급감하고 있다는 것. 김희태 국장은 “한때 한국으로 들어오는 기준으로 최대 연간 3000명까지 된 적이 있지만 작년엔 1600명 정도더니 올해는 점점 줄어 한달 100명꼴”이라고 전했다.

고객이 줄어 일거리가 떨어진 브로커들은 서로를 라오스 공안 당국에 신고하는 상황이다. “다른 브로커가 탈북민들을 데리고 가는 과정을 지켜보다가 취약한 시점에 일행 전체를 신고한다. 경쟁 브로커를 이용하면 잡혀간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굶주림을 피해 북한을 탈출한 탈북민은 자신의 안전을 내맡긴 브로커마저 믿을 수 없는 위기에 처했다. 북한 당국이 라오스 루트 폐쇄를 위해 라오스 정부에 접근하면서 탈북민의 적발과 강제 북송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탈북민들도 잡히지 않기 위해 여러 수단을 강구한다.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헬맷을 쓰고 한명씩 오토바이를 타고 공안의 추적을 피한다. 김 대표는 “대중교통을 이용했다가는 백이면 백 신고당하기 때문에 이번 9명의 행적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며 “현지 사정에 어두운 주 선교사가 브로커 없이 독자적으로 이동하면서 사단이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열악한 것은 의료 상황도 마찬가지. 탈북민들의 대부분은 부족한 영양과 열악한 생활 환경으로 인해 결핵을 앓고 있지만 치료는 거의 불가능하다. 김씨는 “결핵은 전염병이라 의사 처방전 없이 약을 구하기 어렵고 자칫 공안당국에 적발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며 “약에 웃돈이 붙으면서 한 사람 치료하는데 수천만원이 들어 대부분은 치료를 포기한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1월 미국에서 북한아동지원법은 무연고 북한아동의 미국입양 절차를 간소화하는 ‘북한아동지원법’이 발효되면서 미국 쪽 단체에서 브로커나 탈북지원단체에 탈북고아 입양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귀띔했다. 의뢰 받은 브로커가 미국행을 원하는 무연고 탈북 아동을 찾아 여러 루트를 통해 각국 미국 공관으로 데려오면 입양절차를 밟아 미국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김씨는 “수잔 솔티 여사가 이 같은 지원을 받기 위해 성과를 내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9명이나 데리고 나오려 한듯 하다”고 추측했다. 수잔 솔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지난달 인터뷰를 통해 국무부의 지원을 받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국무부는 북한아동지원법에 따라 관련 단체에 대한 재정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윤태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는 “국무부 예산을 불법행위에 지원할 수 없어 브로커에 직접 전달되진 않겠지만 관련 단체 지원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지원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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