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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에서 아이폰이 사라진다? ITC, 애플의 ‘삼성특허’ 침해 최종판정. 아이폰4ㆍ아이패드2 미국내 수입 금지
[헤럴드경제=류정일 기자] 미국에서 아이폰이 자취를 감춘다? 불가능한 상상을 이루는 것이 ICT의 힘 이라지만 애플의 안방인 미국에서 아이폰ㆍ아이패드를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미국 대통령 직속의 준사법적 독립기관인 ITC(국제무역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최종 판결했다. ITC는 아이폰4 등 특허 침해가 인정된 애플의 5개 제품을 미국으로 수입 금지하는 절차에 착수할 전망이다.

지난 2011년 4월 애플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삼성을 제소한 지 2년여만에 삼성은 적지에서, 그것도 자국 산업 보호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ITC로부터 귀한 승리를 쟁취했다. 당초 지난 1월14일로 예정됐던 ITC의 최종 판정이 5차례나 연기된 뒤 이날 최종 발표됐지만 소중한 승전보를 챙긴 셈이다.

삼성은 공식 입장을 통해 “이번 ITC 결정은 애플의 당사 특허 무단 사용을 인정한 것으로 앞으로도 자사의 지적재산권을 지켜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이 침해한 것으로 최종 판단된 7706348특허(‘348특허’)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무선 통신체계에서 전송형식 조합 지시자를 부호화ㆍ복호화하는 방법과 장치’에 대한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3세대(3G) 이동통신 관련 필수표준특허(SEP)다.

특허 침해가 인정된 제품은 아이폰3G, 아이폰3GS, 아이폰4와 아이패드3G, 아이패드2(3G) 등 5종으로 AT&T향 제품이 해당된다. 아이폰4S는 이번 판정의 대상 제품이었지만 ITC는 아이폰4S의 삼성 특허 침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퀄컴이 삼성에 특허 사용료를 내고 칩을 만들었기 때문에 퀄컴의 부품을 사용하면 삼성과 직접 특허 사용 계약을 맺지 않아도 된다는 애플의 이른바 ‘특허소진론’을 ITC가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ITC는 미 관세법 337조에 따라 특허를 침해한 제품의 수입금지 명령을 내려달라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권고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60일 안에 최장 5년까지 수입금지 최종 판단을 내리게 된다. 이들 제품은 미국에서 디자인되지만 대만, 중국 등지에서 조립,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재가가 떨어지면 오는 8월4일부터 미국내에서 자취를 감출 형편이 됐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이 ITC 결정을 뒤집을 수도 있고 애플 역시 이 기간에 항소할 수도 있다. 또 이미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기종들이 출시된 가운데 애플이 입을 매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애플은 아이폰4S 이후 제품부터 퀄컴의 칩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폰5 등 최신 제품이 향후 추가로 수입금지가 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때 혁신의 아이콘으로 추앙받던 애플은 이번 ITC의 특허 침해 최종 판정과 더불어 최근 역외탈세 등 갖가지 오명을 뒤집어 쓰고 나락으로 떨어졌다. ITC는 지난해 8월 예비판정에서는 애플이 삼성의 표준특허를 한 건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던 것을 뒤집었고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의 판결과도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2년을 넘긴 양측간 소송전은 9개 나라에서 치열하게 진행중으로 이번 ITC의 결정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애플이 제기한 삼성의 특허소송에서 지난해 8월 미국 배심원단은 삼성에 1억500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가 최근 6500만달러로 낮췄고 미국 특허청은 애플의 ‘핀치 투 줌’, ‘바운스 백’ 특허에 무효 판정을 내렸다.

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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