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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나는 슈퍼세일즈맨이다
북극에서 에어컨을 팔고 사막에서 난로를 파는 대한민국 세일즈맨…장기불황의 시대, 그들은 어떻게 ‘왕’이 되었나
‘세일즈(Sales).’ 영어를 모르는 시골 촌로(村老)도 세일즈라 하면 ‘뭔가를 판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과거 세일즈하면 으레 ‘~맨’이라는 접미사가 붙어 남성성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여성성을 나타내기 위해 세일즈우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세일즈맨에 ‘뭔가를 파는 사람’이라는 중성화된 의미가 포함돼 있다.

세일즈맨 중에서 정상에 오른 이들, 우리는 그들을 ‘세일즈왕(王)’이라고 부른다. 영어로 말하면 ‘슈퍼세일즈맨’ 정도가 적당할 듯하다.

세일즈왕들은 이렇다. 못 파는 게 없다. 못 가는 곳도 없고, 못 만날 사람도 없다.

우스갯소리로 ‘북극에 에어컨을 팔고, 사막에 석유난로를 팔아야 한다’ 정도로 요약된다.

세일즈왕들의 무대는 국내로 한정돼 있지 않다. 해외도 미국 일본 중국 등은 물론이고, 오지(奧地)도 좋다. 전 세계 어디든 가리는 곳이 없다. 팔 수만 있다면, 사는 고객만 있다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경기 불황, 어려움에 빠진 기업들은 더 팔아야 하고, 당연히 이들 세일즈왕에게 더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들 세일즈왕은 건강하다. 남자라면 배도 나오지 않았고, 피부관리도 철저하다. 양복은 깔끔하게 다려 입는다. 여성이라면 깔끔한 옷에, 화려하지 않지만 간결한 화장, 단정한 헤어스타일 등이 돋보인다.

본인 스스로의 일정은 칼같이 지킨다. 약속시간에는 철저하다. 고객을 만나는 자리에는 항상 10분 이상 먼저 가서 대기한다.

고객이 화를 내도 일단 듣고 본다.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세일즈왕들에게는 중요하다.
 
세일즈로 정상에 오른 이들,‘ 슈퍼세일즈맨’. 북극에서 에어컨을 팔고, 사막에서 석유난로를 파는 그들은 슈퍼맨과 같은 능력을 가진 것일까. 2005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판매왕을 놓친 적 없다는 정송주 기아차 부장은 세일즈 비결로 “매일 주택가를 돌며 주민을 만나 인맥을 넓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은 정 부장의 얼굴 사진을 합성한 것. 
[그래픽=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경험과 식견도 풍부하다. 인문학적인 지식이 풍부해 고객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분히 채워줄 수 있다. 고객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먼저 꺼내고, 해결책을 내놓기도 한다.

그게 세일즈왕들의 행동양식이다.

뭔가를 팔아 눈앞의 이익을 올리기보다는 고객을 인간 그 자체로 보는 접근법을 중시한다.

세일즈왕들의 노하우는 하루아침에 얻어지지 않는다. 처음엔 자존심 때문에, 수줍음 때문에 시행착오를 무수히 겪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노하우를 깨달아 왕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

고객 앞에서는 고개를 허리춤까지 숙이고 무릎까지 꿇지만 사실 이들은 수억원의 연봉을 받는 재산가들이다. 낮지만 높은 사람들이다.

대한민국 세일즈왕들의 모습은 어떨까.

허연회 기자/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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