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데일리] “여러분, 우리 되는 대로 삽시다. 되는 대로 살되, 인생에는 공짜가 없으니 본질적으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살피고, 질 때 지더라도 언제든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모든 답이 정답이니 아무거나 선택하는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면서, 그것을 옳게 만들면서 삽시다.” (p236)

<책은 도끼다>라는 강렬한 제목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광고인 박웅현이 <여덟 단어>(북하우스. 2013)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다. 책에서 그는 자신의 딸,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강의했던 삶에서 중요한 여덟 가지에 대해 들려준다. 바로 ‘자존自尊, 본질本質, 고전古典, 견見, 현재現在, 권위權威, 소통疏通, 인생人生’이다.

먼저 그는 딸이 어렸을 때 숫기가 너무 없어 다른 사람과 말도 잘 못했다고 전하며, ‘자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당시 그가 딸에게 매일 들려준 이야기는 바로 “Be yourself, 너 자신이 되어라”였다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그가 만든 광고도 인상적이다.

“26살, 대기업 못가면 지는 걸까? 34살 외제차를 못타면 지는 걸까? 왜, 남의 생각, 남의 기준으로 살까? 생각대로 해, 그게 답이야.” (p35, ‘SK텔레콤 - 생각대로T' 광고 중에서)

한마디로 ‘너는 너’라는 걸 기억하고,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답은 저쪽에 있지 않고, 바로 지금, 여기 내 인생에 있으니 스스로를 존중하라’는 것.

또한 ‘견, 본다는 것은 천천히 낯설게 봐야 진짜 볼 수 있다’며 익숙함을 두려워하라고 권한다. 더불어 놀라는 것도 능력이며, 감동받는 것은 가장 좋은 기억 방법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들려주는 앙드레 지드의 말이 있다.

“온 세상이 태어나는 것처럼 일출을 보고 온 세상이 무너지듯 일몰을 봐라!” (p125)

이어 언젠가 자신이 불합리한 대접을 받은 날, 상도의에 어긋나는 경험을 하게 됐던 날 이야기를 들려주며 ‘권위’에 대해 설명한다. 그날 그는 너무 화가 나서 소주를 마시고 트위터에 ‘동의되지 않는 권위에 굴복하지 말고 불합리한 돈의 힘에 복종하지 말자’라는 글을 남겼다고 한다. 그리고 후배들에게는 한 가지 더 덧붙인다고 한다. “너 자신도 권위를 부리지 말라”고. 특히 그가 ‘인생’편에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최근엔 젊은 사람들에게 ‘꿈 꾸지 말라’는 강의를 합니다. 제발 꿈 좀 꾸지 말라는 게 강의의 주요 포인트예요. 우리 제발 꿈꾸지 말고 삽시다. 꾸려면 오늘 하루를 어떻게 잘 살지, 그런 작은 꿈을 꾸면서 삽시다. 교수가 되고 말 테야, 큰 사람이 될 거야, 꼭 대기업에 취직해 임원이 되겠어, 연봉 3억을 받겠어, 이런 꿈 좀 꾸지 말고 말입니다.” (p226)

이와 함께 많은 후배, 학생, 젊은이들이 정답을 찾는데 인생은 ‘전인미답(前人未踏)’이기 때문에 알 수도 없고 정답도 없다고 말한다. 모든 선택에는 정답과 오답이 공존하며, 지혜로운 사람들은 선택한 다음에 그걸 정답으로 만들어내고,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걸 선택하고 후회하면서 오답으로 만든 다는 것. 끝으로, 그가 책에서 한 이야기를 요약하면 이렇다.

“묵묵히 자기를 존중하면서, 클래식을 궁금해 하면서, 본질을 추구하고 권위에 도전하고, 현재를 가치 있게 여기고, 깊이 봐가면서, 지혜롭게 소통하면서 각자의 전인미답의 길을 가자.” (p237)

책의 서두에서 그는 말한다. “이야기가 끝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들은 받아들이고 짓밟고 갈 게 있다면 짓밟으면서,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삶의 가치를 바로 세우기 바”란다고. 그는 자신의 이야기가 모두 옳으니 따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개처럼 살자’와 같이 그의 전작에서 들려주었던 이야기와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인생을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지 막연한 젊은이들에게 힘이 되는 책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그가 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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