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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여름도 아닌데 전력경보 ‘관심단계’<예비전력 400만㎾ 미만 전력수급 경보>…블랙아웃 공포 현실로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30일 오전 10시20분 기준 전력예비율은 이미 9.2%로 10%벽이 무너졌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전력 예보를 통해 오후 3시를 전후로 최대 전력수요가 6320만㎾로 예상된다며 최저예비력은 300만㎾대로 4%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 들어 첫 전력경보 ‘관심’ 단계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미 전력당국은 비상상황에 돌입했다. 당초 설비용량은 8600만㎾지만 현재 원전 10기가 가동정지된 상황이어서 30일 전력 공급능력은 6675만㎾다. 이마저도 6625만㎾였던 것을 포스코와 GS 등 10여개 민간발전사들의 발전기를 가동시키게 해 50만㎾를 끌어올린 것이다.

전력수급 경보는 예비전력이 400만㎾ 미만이면 ‘관심’, 300만㎾ 미만은 ‘주의’, 200만㎾ 아래로 떨어지면 ‘경계’가 발령되고 100만㎾ 미만은 ‘심각’이 발령되면서 순환 강제정전에 돌입한다.

전력업계는 안정적인 전력 운용을 위해서는 예비율이 10% 이상은 돼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전력통계정보시스템과 KB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9일까지 149일 가운데 전력예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진 날은 55일(36.9%)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흘에 한 번꼴로 불안정한 전력예비율을 기록한 셈이다.

전력예비율 10% 미만을 기록한 연간 일수를 살펴보면 지난 2007년 8일, 2008년 12일, 2009년 9일이던 것이 2010년에 46일로 급등했고 2011년 51일에 이어 지난해에는 129일로 폭등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 아직 한여름은 닥치지도 않은 상황이지만 벌써 2011년 기록을 넘어섰고 전년 동기(41일) 대비로 비교해봐도 34.1%나 많은 것으로 나타나 전력 부족현상이 더 심각한 수준임을 암시했다.

보통 전력수요는 5월부터 급증해 7∼8월 여름철 최고조에 달하지만 올해는 이미 4월부터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상청은 6월 이후로도 평년기온보다 높은 고온현상이 가을까지 지속할 것으로 예보했다. 전력 피크기간이 평년에 비해 일찍 시작돼 늦게 끝날 것이라는 얘기다. 다른 어느 해보다도 대규모 정전 사태인 ‘블랙아웃’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력예비율이 이렇게 급격히 낮아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날씨가 점점 더워져 전력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데 원전 위조부품 교체 등의 이유로 발전소는 가동을 중단한 곳이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김지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력난 문제를 해결하려면 에너지를 더 공급하거나 수요를 줄이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는데 지금 당장 원전 추가 가동도 어렵고 공급을 늘리긴 쉽지 않다”며 “스마트그리드를 통한 수요 조절이 해결책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그리드는 기존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이다. 

윤정식 기자/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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