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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감에 빠진 동물원 속 동물들…관람객들 “불쌍해요”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동물원에 전시된 동물들의 무기력한 모습에 안타까움을 표하는 관람객들의 민원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광진구 능동에 있는 서울어린이대공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지난 4월 글이 하나 올라왔다. 북극곰의 이상 행동을 발견한 관람객의 글이었다. 이 관람객은 “처음엔 발로 스크래치하듯 문을 쳐내더니 나중엔 머리로 철벽을 찧어 보는 이들을 조마조마하게 했다”며 “관람객 모두 걱정스레 북극곰의 행동을 지켜보았지만 30분이 지나도 이런 행동이 계속됐다”고 썼다.

지난 3월에는 이 동물원의 조랑말이 “절뚝거리는 장애가 있는데도 쉼 없이 아이들을 태우고 좁은 공간을 돌고 있다”는 글이 게재됐다. 동물원 측은 “말발굽이 자라서 걷는 데 불편했던 점을 확인하고 치료를 했다”며 “치료 완료 때까지 어린이를 태우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최근에도 “침팬지 한 마리가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 같다”는 등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의 이재용 동물팀장은 “북극곰이 문을 치는 건 안에 먹이가 있기 때문인데, 멀리서 보면 머리를 찧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며 “지난해 같이 지내던 북극곰이 세상을 떠나 예민해진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침팬지의 경우 무리 생활을 해야 하는데 홀로 지내고 있어, 한 쌍으로 키우는 방안을 서울대공원과 협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전시 동물은 기본적으로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같은 자리를 왔다갔다 반복하는 ‘상동증’, 부리를 훼손할 만큼 딱딱한 것을 쪼아대는 새의 행동 등이 그 예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개체에 걸맞은 시설, 자연과 흡사하게 먹이주는 행위 등 ‘행동풍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어린이대공원은 북극곰에게 살아있는 송어를 먹이로 주는 노력을 하고 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의 서보라미 정책국 팀장은 “사자 등을 몸에 꽉 맞는 철창에 가둬놓는 지방의 작은 규모 동물원들이 더 큰 문제”라며 “현재 동물을 어떻게 전시ㆍ관리하는지에 대한 동물원 관련 규정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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