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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경주마, 창조경제 타고 해외로 질주
마사회의 新성장산업
해외 우수말 수입해 혈통 개량
말聯 이어 싱가포르·마카오 수출
美장악 亞 경마시장 새강자 부상

IT시스템·전문인력 등 연계수출
中시장도 노크…글로벌진출 박차



산업 참여인구 460만 명, 고용창출 140만 명, 경제 기여효과 1015억 달러(126조원). 숫자만으로도 압도적인 이 산업은 뭘까. 바로 미국의 말(馬) 산업이다. 미국의 말 관련 시장은 할리우드 영화시장에 버금갈 만큼 부가가치가 큰 유망산업으로 뿌리를 내린 지 오래다.

올 초 출범한 새 정부는 ‘창조경제’를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기존의 추격·모방형 경제에서 벗어나 선도·창의형 경제로 나아가기 위해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것이다. 개념을 좀더 구체화하면 과학기술과 IT를 활용해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이를 통해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을 꾀하겠다는 내용이다.

한국마사회(회장 장태평)가 불가능해 보였던 경주마 수출시장을 넓히며 창조경제의 모범답안을 제시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마사회는 지난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마리의 경주마를 마카오에 수출했다. 2011년 사상 처음으로 말레이시아에 국산마를 수출한 데 이어 싱가포르와 마카오로 시장을 넓혀 3년 연속 수출에 성공한 것이다.

 
한국마사회가 경주마 생산 20년 만에 수출에 성공한 데 이어 아시아최대 시장인 중국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1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말레이시아로 국산 경주마를 첫 수출하는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통상 ‘경주마’는 축산업의 하이테크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 관리와 교배, 훈련까지 일반가축과는 차원이 다른 기술이 필요하다. 해외 선진국에서도 씨수말의 정액 한 방울은 다이아몬드 1캐럿과 맞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우수한 혈통의 경주마는 경주능력이 검증되지 않아도 100만 달러 넘게 팔리는 경우가 있다. 국내에선 지난 3월 제주도에서 열린 첫 국내산 경주마 경매에서 ‘엑톤파크’의 자마가 역대 최고가인 2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사실 1980년대만 해도 한국에서는 경주마 품종인 서러브레드를 전혀 생산하지 않았다. 100% 수입에 의존했다. 그러다 1991년부터 한국마사회가 경주마 자급계획을 세워 국산마 생산을 시작했다. 경주마 자급자족은 엄청난 외화 절약은 물론 새로운 산업 창출을 불러왔다.

마사회는 한걸음 더 나아가 경주마를 해외시장에 수출하겠다는 야심찬 도전을 세웠고, 2006년 세계최고 경주마 노던 댄서의 손자마인 메니피(40억원)를 시작으로 우수 씨수말들을 구입해 혈통을 개량했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영문 웹페이지와 홍보자료, 1대1 구매상담 등 해외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추진했다. 그리고 마침내 경주마 생산 20년 만인 2011년 말레이시아에 세 마리의 경주마 수출에 성공했다. 이달 초 말레이시아 페낭터프클럽 제5경주에서 우승한 ‘케이팝’은 이중 하나다. 서러브레드 종을 아예 생산조차 못했던 한국이 미국, 호주, 뉴질랜드가 장악하고 있는 아시아 경주마시장에 경쟁자로 등장했다는 사실에 세계 경마시장이 경이로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경주마의 수출은 단순히 가축 수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마장 플랜트, 운영 IT 시스템, 전문 관리인력 등의 연계 수출로 이어져 대규모 고용창출과 경제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마사회의 다음 목표는 아시아 최대시장 중국 진출이다. 중국의 말 수입 두수는 연간 2500두. 마사회는 중국마업협회와 MOU를 체결하고, 중국 수출의 가장 큰 걸림돌인 검역문제 해결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농식품부 검역정책과에서 중국 정부의 수입위생조건 초안에 대해 한국 측 의견을 전달한 상태이며 한중간 이견이 조율되면 검역협정이 최종 타결된다.

홍용현 한국마사회 홍보팀장은 “한국 경주마의 중국 진출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만일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게 되면 대한민국 말 산업은 한국경마라는 좁은 우물에서 벗어나 아시아 경주마 시장, 더 나아가 세계 경주마 시장으로 나아가게 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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