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빔 추락사고 발생 8일만인 지난 16일 원인 분석 결과를 내놨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의문이 제기됨에 따라 본지 기자는 시와 현장공사을 잇따라 방문, 당시 상황을 진단할 수 있는 관련 문서와 사진 공개를 요청했다. 하지만 현재 보유중인 자료가 없다며 번번히 거부당했다. H건설측은 특히 사고가 발생한 직후 추락한 빔 4개를 서둘러 파쇄해 증거 인멸 의혹을 남겼다.
공사현장의 한 관계자는 “빔 파쇄 이전에 현장 사진 1장을 찍어 두었지만 대구시 건설본부에 줘 버려 지금 당장 가진 사진은 없고 관련자료도 일체 없다”며 사고 은폐의혹을 불렀다.
대구 신천좌안도로 공사현장. 오른쪽에 T자 형의 교각이 길게 늘어져 있으며 왼쪽에는 최근 바닥으로 추락했던 콘크리트 빔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
대구시가 교량빔 추락사고 안전진단 단장으로 A대학교 토목공학과 B 교수를 위임한 것도 논란꺼리다. B 교수는 지난 1995년부터 대구시 건설위원회 자문을 맡고 있으며 이번 사고 발생 공사현장의 설계 타당성 및 구조물 안전, 공사시행의 적절성 등을 심의하는 자문위원도 맡고 있었다. 이 때문에 대구시 시민단체들은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한 안전진단 단장으로 공사현장의 안전 심의 자문위원을 맡긴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B 교수는 지난 16일“교각 위 빔 거치후 임시로 설치하는 와이어로프와 빔 하부 버팀목의 이완으로 수평고정 기능이 상실해 빔이 전도ㆍ낙하했다”고 안전진단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토목 전문가는 “140t 무게의 콘크리트 빔을 잡아주는 임시 고정물에 대한 기본구조 검토가 필요했지만 언급이 없다. B 교수가 결론내린 안전진단에는 구조기술사의 확인이 필요했지만 역시 확인증거가 없다. 공신력을 가질 수 없는 안전진단 결과”라고 꼬집었다.
대구시 건설본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구조기술사의 확인을 거친 안전진단이다. 다만, 이를 외부에 공개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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