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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시와 H건설, 신천좌안도로 빔 560t 붕괴사고 은폐 축소에 빈축 사
[헤럴드경제=김상일(대구) 기자] 대구시가 발주하고 H건설이 시공했던 대구시 수성구 파동의‘신천 좌안도로‘ 건설현장에서 지난 8일 교각 위에 나란히 놓여 있던 140t 규모 콘크리트 빔 4개가 10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하는 대형 사고(본지 5월20일자 12면 참조)가 발생한 직후 지역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지만 대구시와 H건설은 사고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재발방지 노력을 기울이는 대신, 사고를 축소 은폐하는 듯한 행보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대구시는 추락사고가 발생한 뒤 사고 원인 진단 책임자로, 공사현장의 구조물 안전 심의 자문위원을 맡았던 인사를 위촉해 애초 의혹 해소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H건설 측은 추락한 빔 4개를 서둘러 폐기 처분해 의혹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토목 전문가들은 “대구시가 최근 발표한 빔 추락원인에 대한 안전점검 결과는 기본 조사항목 조차 누락한 엉터리”라며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구시가 빔 추락사고 발생 8일만인 지난 16일 원인 분석 결과를 내놨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의문이 제기됨에 따라 본지 기자는 시와 현장공사을 잇따라 방문, 당시 상황을 진단할 수 있는 관련 문서와 사진 공개를 요청했다. 하지만 현재 보유중인 자료가 없다며 번번히 거부당했다. H건설측은 특히 사고가 발생한 직후 추락한 빔 4개를 서둘러 파쇄해 증거 인멸 의혹을 남겼다.

공사현장의 한 관계자는 “빔 파쇄 이전에 현장 사진 1장을 찍어 두었지만 대구시 건설본부에 줘 버려 지금 당장 가진 사진은 없고 관련자료도 일체 없다”며 사고 은폐의혹을 불렀다.
 
대구 신천좌안도로 공사현장. 오른쪽에 T자 형의 교각이 길게 늘어져 있으며 왼쪽에는 최근 바닥으로 추락했던 콘크리트 빔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대구시가 교량빔 추락사고 안전진단 단장으로 A대학교 토목공학과 B 교수를 위임한 것도 논란꺼리다. B 교수는 지난 1995년부터 대구시 건설위원회 자문을 맡고 있으며 이번 사고 발생 공사현장의 설계 타당성 및 구조물 안전, 공사시행의 적절성 등을 심의하는 자문위원도 맡고 있었다. 이 때문에 대구시 시민단체들은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한 안전진단 단장으로 공사현장의 안전 심의 자문위원을 맡긴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B 교수는 지난 16일“교각 위 빔 거치후 임시로 설치하는 와이어로프와 빔 하부 버팀목의 이완으로 수평고정 기능이 상실해 빔이 전도ㆍ낙하했다”고 안전진단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토목 전문가는 “140t 무게의 콘크리트 빔을 잡아주는 임시 고정물에 대한 기본구조 검토가 필요했지만 언급이 없다. B 교수가 결론내린 안전진단에는 구조기술사의 확인이 필요했지만 역시 확인증거가 없다. 공신력을 가질 수 없는 안전진단 결과”라고 꼬집었다.

대구시 건설본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구조기술사의 확인을 거친 안전진단이다. 다만, 이를 외부에 공개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smile567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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