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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사’ 연관검색어가 ‘성폭행’...“삼금(三禁)인데 황당”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명예를 생명처럼 여기는 육군사관학교가 남자 상급생도의 여자 하급생도 성폭행이라는 사상초유의 불명예스런 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육사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것은 1946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육사’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성폭행’이 뜨고 있다.

29일 육군 관계자에 따르면 육사 생도의 축제기간이었던 지난 22일 지도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점심식사에서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마신 4학년 남자생도가 2학년 여자생도를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남자생도는 여자생도가 술을 마시다 구토를 하고 생활관으로 들어가자 따라 들어가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실은 동료가 없어진 것을 발견한 3학년 여자생도가 찾아가 확인한 뒤 신고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육사는 원칙적으로 교내 음주를 금지하고 있지만 장성급 장교나 훈육관, 지도교수의 승인이 있을 경우에는 가능하다.

육군은 이번 사건을 엄중하게 보고 남자생도를 대상으로 성 군기위반 혐의로 구속수사를 벌이는 한편 감찰과 헌병, 인사요원 등이 참여하는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감찰을 벌이고 있다.

육군은 수일내 수사가 끝나는 대로 가해 남자생도를 퇴교 조치하고 지도교수도 징계위에 회부한다는 방침이다. 또 육사는 4학년 생도의 외출과 외박을 전면 금지했다.

군 안팎에선 한국의 대표적인 장교 양성기관격인 육사에서 대낮에 이 같은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육사 출신의 한 장교는 “술과 담배, 이성을 멀리한다는 삼금(三禁)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발생했다니 황당할 따름”이라며 “교육이 성적 위주로 진행되다보니 인성교육이 부족한 것 같다. 뼈를 깎는 이상의 거듭나려는 노력과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뒤늦게 알려진데 대해 “여자생도가 몇 명되지 않는 상황에서 피해 여자 생도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며 “피해 여자생도 가족들도 여러 차례에 걸쳐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육사에 여생도 입교가 허용된 것은 1998년부터이며, 250여명 정도의 한 학년 중 10%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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