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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야쿠르트 아줌마의 진화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휴먼 마케팅’의 선두주자를 꼽으라면 단연 한국야쿠르트의 ‘야쿠르트 아줌마’다. 전국 방방곡곡, 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곳이 없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과 소통하는 이들은, 40년 넘는 세월 동안 조용히 진화하고 있다.

야쿠르트아줌마가 처음 등장한 건 1971년 8월이다. 처음엔 47명에 불과했다. 1975년 1000명을 넘어섰고, 1998년엔 1만명이 됐다. 올해 현재 1만3000명이 활동하고 있다.

초창기 야쿠르트 아줌마 제도를 도입한 건 냉장고를 갖고 있는 집이 드물어서다. 유산균은 저온관리가 생명이어서 중간 과정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아줌마를 택했다. 주부를 모집한 건 1970년대 초만 해도 유교적 통념 탓에 이들의 경제 활동에 제약이 많았지만, 유휴 노동력을 활용하면 국가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야쿠르트 아줌마의 파워는 막강하다. 단순한 판매원의 의미를 넘는다. ‘걸어 다니는 홍보우먼’, ‘움직이는 광고판’, ‘신제품 구전 마케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동네 주민이나 회사 직원의 경우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친밀하게 지낸다. 휴먼 마케팅이 가능한 이유다. 한국야쿠르트 입장에선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고객에게서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제품개발과 마케팅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한다.

김혁수 한국야쿠르트 사장은 “우리는 고객 가치의 극대화가 기업 가치의 극대화라는 신념 아래 마케팅 활동을 펼쳐 오고 있다”며 “그 중심에 야쿠르트아줌마들이 있다”고 말했다.

야쿠르트아줌마의 주 고객층인 주부들은 오히려 광고보다 이웃의 얘기에 반응하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야쿠르트아줌마의 방문 시 전해지는구전효과는 광고보다 훨씬 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변한 게 없는 것 같지만 야쿠르트 아줌마들도 시대상황에 맞게 옷을 갈아 입었다. 트레이드마크인 유니폼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특유의 노란색은 그대로이지만, 직장여성의 전문가적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우아한 디자인으로 변경했다. 스카프도 착용한다.

외부활동이 많은 점을 고려해 더위와 추위에 강한 기능성소재를 도입했다. 기능성소재는 항상 건조하고 쾌적한 신체 상태를 유지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통풍성이 뛰어나고 착용감도 좋으며 관리도 쉽다.

전달용구도 손수레였던 형태를 카트 형태로 개선하고, 전동카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고객관리엔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판매 실태, 트렌드 분석을 통한 마케팅도 한다.

회사 관계자는 “야쿠르트아줌마에겐 절대로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며 “‘손에서 손으로’ 고객에게 직접 제품을 전달하는 원칙은 고객에 대한 정성이 담겨 있는 것”이라고 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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