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28일 개성공단 기업가들과 함께 개성공단관리위원회 관계자들도 함께 방북해도 좋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남북 당국간 실무접촉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그동안 강경 기류에서 한층 후퇴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담화문에서 “(남측이) 개성공업지구에 대한 기업가들의 방문길을 열어줘야 한다”면서 “우리는 공업지구 기업가들의 방문을 이미 승인한 상태이며 그들이 들어오면 제품반출 문제를 포함하여 공업지구 정상화와 관련한 어떠한 협의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담화는 특히 “남조선 당국은 신변안전과 같은 공연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으면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성원들을 함께 들여보내면 될 것”이라며 개성공단관리위 관계자의 방북도 제의했다.

그동안 우리정부의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 제의에 대해 ‘교활한 술책’이라고 비난하면서 일방적으로 거부해오던 태도와 사뭇 달라진 것이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정상화 물꼬를 틀 수 있는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 성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조평통은 통일부가 전날 6·15 공동행사 개최를 불허한 것과 관련해서도 “남조선 당국은 쓸데없는 말장난을 그만두고 남측 단체들의 참가를 즉시 허용해야 한다”면서도 “만일 그 무슨 ‘남남갈등’이 정 우려된다면 당국자들도 통일행사에 참가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6·15 공동행사에 우리 당국자들이 참여한다면 자연스럽게 실무접촉 형식으로 남북간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룡해 방중 이후 첫 번째 행동조치”라며 “1단계로 개성공단 원부자재 및 완제품 반출 문제를 논의하고, 2단계로 남북간 협의 통해 공단을 정상화한 뒤, 3단계 개성에서 6·15 공동행사를 같이함으로써 신뢰를 쌓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