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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정치> 안철수의 ‘애매모호’ 화법…평가 확 달라질까
“아직은 진행된 게 전혀 없으니까요.”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7일 ‘신당 창당’과 관련해 내놓은 답변이다. 신당 출현 시점을 두고 설왕설래하는 가운데, 정작 본인은 원점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않고 있다. 안 의원은 “그쪽에 대해선 제가 더는 할 말이 없다”고 덧붙인 뒤 훌훌 자리를 떴다.

안 의원은 그동안 ‘애매모호하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올 초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서는 “대승적 차원에서 정치력을 발휘해 모범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가 일부 의원으로부터 “좀 구체적으로 얘기하라”는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오히려 “정치인의 화법이 그렇게 똑 부러질 필요가 없다”고 편을 드는 의견도 있다.

이정숙 에듀케이션그룹 대표는 “우리 정치인들이 무책임할 만큼 ‘내지르는’ 경향이 있어 안 의원의 화법이 상대적으로 애매모호해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인이 아직 결정되지도 않은 사안에 대해 똑 부러지게 입장을 밝히고, 추후 상황이 변하면 말을 번복하는 행태가 오히려 한국의 정치 불신을 낳았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미국 미시간 주지사선거를 연구한 적이 있었는데, 참모들이 오히려 정치인들에게 애매모호한 화법을 조언한다. 다양한 이익단체에 정치인의 한 마디가 불이익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논리적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직설적인 노무현 전 대통령, 각론을 먼저 펼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화법은 알게 모르게 한국 정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안 의원이 향후 정치권의 중심에 선다면 그만의 ‘애매모호’ 화법이 새로운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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