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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 하남현> 우왕좌왕하는 화상 경제장관회의
“마이크 어떻게 켜는 겁니까.”(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두리번거리며) 제 얼굴 나오나요?”(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지난 27일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 5동 영상회의실에 현 부총리를 비롯해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모였다. 회의실 정면에 비친 디스플레이 화면에는 방 장관과 서남수 교육부 장관,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신제윤 금융위원장 등이 비쳐졌다. 화면 속 장관들은 정부서울청사에 자리하고 있었다. 대면이 아닌 화상을 통해 이뤄진 경제장관회의는 이날이 처음이다.

현 부총리는 “영상회의는 세종시 이전으로 인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디지털 협업체계 구축을 통해 보다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행정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첫 회의여서인지 이날 모습은 어딘지 다소 어수선해 보였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가 ‘마이크 버튼을 누르면 발언자 모습이 자동 클로즈업된다’ ‘다른 참석자들이 발언할 때 버튼을 누르시면 안된다’는 등 회의 시작 전 장황하게 요령을 설명했지만 참석자들은 영상회의에 익숙지 않은 듯 불편한 모습이었다. 한 공간에 모여서 지근거리에서 얼굴을 맞대고 회의를 하다가 영상을 통해 발언자의 의견을 듣게 되니 집중도도 떨어지는 듯했다.

회의 모습은 상호 간 원활한 피드백이 가능할지 의문을 자아내게 했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실제로 영상회의를 경험한 상당수 정부 부처 관계자들은 “영상회의를 통한 상호 작용에는 일정 부분 한계가 있어 간단한 보고와 같은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물론 주요 부처가 세종시로 자리를 옮겼음에도 각종 회의가 서울에 있어 장관뿐 아니라 주요 공무원들이 서울과 세종시를 오고가야 하는 불편을 생각하면 영상회의 활용은 불가피하다. 영상회의가 거듭되고 익숙해지면 문제점은 차츰 고쳐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계속될 영상회의 시스템이 얼마나 빠르게 정착할 수 있을지 당분간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을 듯하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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