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저녁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홍콩 크리스티의 ‘아시아 20세기및 현대미술 이브닝 세일’에서 홍경택의 작품은 663만홍콩달러(미화 약85만8181달러)에 낙찰됐다. 이같은 가격은 홍콩 크리스티에서 거래된 한국작가 미술품 중 역대 최고가다.
홍경택의 ‘Pencil 1’은 작가가 1995~1998년에 연속적으로 그렸던 ‘Pencil’ 시리즈 중 하나로, 대형 캔버스에 원색의 연필과 펜이 터질듯 배치돼 파워풀한 매력을 선사하는 그림이다. 이 작품은 경매에 나온 작품 중 하이라이트에 해당되는 작품만 별도로 모아서 판매하는 이브닝세일에서도 화제작 중 하나였다. 이브닝세일에 작품이 나온다는 것은 전세계 미술애호가들이 그만큼 각별한 관심을 표명한다는 방증이다.
세로로 된 긴 캔버스 3개를 이어붙여 크기가 259×581㎝에 달하는 이 작품은 지난 2007년 5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수수료를 포함해 648만홍콩달러(7억7760만원)에 판매돼 한국 젊은작가 작품 중 경매최고가 기록을 세운바 있다.
이날 크리스티 이브닝세일 현장에서 홍경택 작품의 경매를 지켜본 서진수 강남대 경제학과 교수(미술시장연구소장)는 “ 180만 홍콩달러에서 경매가 시작된 홍경택의 ‘Pencil 1’은 플로어(경매장) 응찰자및 전화응찰자가 다수 참여해 열띤 경합을 거쳤다. 모두 열여섯 차례의 호가를 거쳐 결국 663만홍콩달러(수수료 포함)에 전화응찰자에게 낙찰됐다. 이는 당초 추정가(400만~600만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으로, 이우환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생존작가 작품 낙찰가로는 최고가”라고 밝혔다. 홍경택 작품을 구입한 사람은 유럽계 컬렉터로, 전화응찰을 통해 낙찰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경택의 이번 대작은 지난 2007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작품을 낙찰받았던 외국인이 다시 내놓은 것으로, 과연 리세일에서 어느 정도의 가격대에 팔릴지 귀추가 모아진바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젊은 작가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했던 문제의 그림이 리세일에 다시 나오자 ‘낙찰자가 작품을 찾아가지도 않은채 경매사에 줄곧 보관시켰다더라’ ‘당시 작품값을 완납하지 않아 담보로 묶였던 작품’이라는 등 온갖 설이 나돌았다.
이에대해 크리스티 한국사무소 배혜경 소장은 “유명 해외작가 작품의 경우 3,4년 만에 경매시장에 다시 나오는 예가 종종 있다. 2007년에 홍경택 작품을 낙찰받은 외국인 컬렉터는 7년 넘게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가, 이번에 내놓은 것으로 리세일은 국내외 경매에서 이따금 있는 사례인데 왜 여러 설이 나돌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며 “홍경택의 대표작에 해당되는 그림이 2007년 낙찰가 보다 상향된 가격에 리세일돼, 경쟁력있는 작품은 전세계 컬렉터로부터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을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yr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