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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시대 종언? 중앙銀 金사랑 식을줄 모른다
1분기 109.2t 등 9분기연속 금 순매입
러·터키·中 등 신흥국 매입량 늘려
한국도 104.4t…보유량 세계 34위

신흥국 외환보유액 재구성차원 매입
“금 약세따른 단기손익 중요치 않아”



‘황금시대의 종말’이라는 지적이 무색하게 세계 중앙은행들이 최근 9분기 연속 금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세계금협회(WGC) 자료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은 최근 금값 하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올해 1분기 중 109.2t의 금을 순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세계 각국 중앙은행은 최근 9분기 연속 금 순매입세를 이어갔다. 특히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활발했다.

지난해 말 대비 금 보유량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러시아였다.

러시아의 금 보유량은 지난 3월 현재 981.6t으로, 작년 말보다 23.8t 증가했다. 러시아는 중장기적으로 금 보유량을 늘릴 방침이어서 추가 금 매입이 예상된다.

한국도 지난 2월 20t을 사들여 104.4t을 기록했다. 금 보유 순위도 2단계 올라 세계 34위를 차지했다.

세계 금 보유량 14위국인 터키는 49.3t 증가해 408.9t을 기록했다.

중국도 금을 매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 매입 현황을 공표하지 않아 베일에 싸여 있는 중국에서는 지난 1~3월 홍콩을 경유해 금을 조달한 물량이 152t에 달해 공적 기관의 금 매입설이 부상하고 있다.

이들 중앙은행은 외환 보유액 다변화 차원에서 금을 사들이고 있는 데다 경제활동도 활발해 매입량을 늘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신문은 중국 등 중앙은행들이 국가 재정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달러에 편중된 외화 보유액을 재구성하고 있고, 대체 자산으로 금의 매력도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통화 파수꾼’ 역할을 하는 중앙은행에 최근의 금 약세는 큰 변수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온스당 1800달러대까지 올랐던 금값은 지난달 16일 하루 만에 9.3% 떨어져 33년 만에 대폭락을 기록한 이후 등락을 거듭해 지난주 온스당 1386.60달러로 마감했다.

‘금을 통해 세계를 읽는다’의 저자이자 국제금융 전문가 도시마 이쓰오는 “신흥국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의 저가 매수를 늘리고 있다”며 이들에게 “단기 손익은 중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도 금 투자가 마이너스라는 논란에 대해 “금 매입은 외화 보유액의 장기적인 통화 및 상품 다변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단기적인 가격 변동에 따른 손실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이 기간 금을 대량 매각한 국가와 지역은 없었다.

전문가들은 금을 대량으로 보유한 국가가 현 상황에서 매각으로 포지션을 전환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금을 대량으로 매각할 경우 국제 금 시세가 떨어지면서 지분 평가액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 유럽 각국 중앙은행이 잇달아 금을 방출하면서 금 시세가 대폭락한 것도 교훈이 됐다. 이후 유럽 각국은 중앙은행의 ‘금 매각 총량제’를 도입해 대량의 금 매도를 회피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앙은행이 금 매도로 돌아서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금 10t을 매각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금값 하락을 부채질했고, 이탈리아는 금 현물 수입량이 많이 경상적자를 초래해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금 수입을 억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 소비 1위국인 인도는 이달 초 금 수입업자에 제공해온 대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금 수입 관세도 올리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각국 중앙은행이 투자 흐름을 역행해 금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유럽 재정난을 계기로 일부 중앙은행이 금 매도로 돌아선다면 금값 하락은 훨씬 큰 폭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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