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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대외정책 오락가락..."대화"→"핵·경제 병진"헷갈려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대외정책 기조가 불과 나흘 사이에 두 차례나 뒤바뀌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중국측 고위인사들과 만나 대화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최룡해가 평양으로 돌아오자마자 북한은 ’핵·경제 개발 병진노선’ 의지를 재확인하며 비핵화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 22일 전격 방중한 최룡해는 시 주석과 류윈산(劉云山) 정치국 상무위원 등을 만나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면서 6자회담 등 각종 형식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경제발전과 민생개선, 평화로운 외부환경 조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최룡해가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 올들어 계속된 도발과 위협을 주도한 군부 최고실세라는 점에서 북한 대외정책의 흐름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뒤따른 배경이다.

대외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이를 두고 한반도 정세의 대화국면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보도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북한은 최룡해가 평양으로 돌아가고 이튿날인 25일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핵·경제 병진노선과 관련, “60년대 엄혹한 환경에 대처해 내놓았던 경제·국방 병진노선을 심화발전시킨 위대한 계승”이라면 “병진노선이 있어 우리 군대와 인민은 만민이 선망의 눈길로 바라보는 사회주의 지상낙원을 일떠세우고 있다”며 핵을 포기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없으면 대화가 무의미하다는 한국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대화에 나설 뜻이 없음을 표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은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처음으로 거론해가며 “요사스러운 언행”, “황당한 궤변” 등의 원색적 표현을 동원해 비난하기도 했다.

정부 당국자는 “최룡해의 대화 언급은 결국 다음 달 미·중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한 용도 아니었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북한의 비난이 박 대통령의 핵·경제 병진노선에 대한 지적에 대한 언급이었다는 점에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북한문제 전문가는 “박 대통령이 먼저 김정은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핵·경제 병진노선 도박은 성공할 수 없다고 한데 대한 반응”이라며 “장기적인 남북관계 관리 차원에서 자극적인 발언은 안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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