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최룡해 북한군 총정치국장의 방중과 관련, 기존의 대북 입장을 견지하고 북한에 불필요한 양보를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등 싸늘한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환구시보는 23일 ‘김정은 특사 방중, 중국은 입장을 고수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중국이 특사 방중에 반색하면서 자기 입장을 양보함으로써 이번 기회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뜻을 전할 필요가 없다”면서 “평양에 필요한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그들이 자기의 행동을 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문은 최근 지나친 행동을 한 북한이 중국을 존중하지 않았다면서 북·중 양국 사이에 양호한 분위기를 회복하는 데 있어 북한 측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문은 최근의 한반도 정세와 관련, 북한의 핵 정책이 혼란을 가져온 근본 원인중 하나라고 지적하면서 ‘북한 책임론’을 부각했다.

신문은 나아가 북한이 계속 ‘완고하고 비열한’ 행동을 하면 북한을 더욱 냉대하는 것은 물론 제재까지 해 ‘일정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문은 최근 빚어진 어선 나포 사건 등으로 중국에서 북한에 대한 불신이 크게 커졌다면서 최 총정치국장이 중국 사회의 분위기를 평양에 제대로 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인민일보사가 발행하는 환구시보는 비록 상업지 성격이 강하지만, 북한 특사의 방문에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은 최 총정치국장의특사 방중에 관한 중국 당·정의 냉정한 시각을 담은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최 총정치국장의 이번 방문으로 경색된 북·중 관계가 일거에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낙관적 견해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원칙 고수 등 최근의 대북 정책 틀을 굳게 고수할 것이란 방침을 천명한 상태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최 총정치국장의 방문과 관련,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6자회담 재개 주장을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