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독일 ‘아우토반’ 경부고속도로 되나? 120㎞ 속도 제한 논란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독일의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 ‘아우토반(Autobahn)’에 시속 120㎞의 속도제한이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무제한 고속도로가 있는 나라는 독일이 유일하다.

그러나 야당인 사회민주당(SPD)이 이달 중 아우토반 전 구간에 시속 120㎞의 속도제한을 두는 법안 상정을 추진하면서 독일 내 찬반 양론이 뜨거워지고 있다.

아우토반 속도제한에 대한 여론조사는 찬성과 반대로 갈라져 분분한 상태지만, 여전히 60%가 속도 무제한을 선호한다.

9월 선거를 앞두고 사민당은 국민에게 속도제한을 통해 안전과 환경보호를 택할 것이냐, BMW나 벤츠에 올라 계속 무한질주 본능을 즐길 것이냐는 2개의 선택안을 내걸고 여론몰이에 나섰다.

지그마르 가브리엘 사민당 대표는 “독일 외에 모든 나라에서 고속도로에 속도제한을 두고 있다”며 “독일인도 안전을 위해 운전속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아우토반 속도제한 논쟁은 20년이나 지속된 해묵은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아직까지 아우토반에 속도제한을 하자는 의견은 소수에 불과하다. 사민당과 녹색당을 제외한 정치인은 이 제안에 대해 부정적이다.

여당인 기독교사회당(CDU) 소속 페터 람자우어 교통부 장관은 “내가 교통부 장관으로 있는 한 아우토반 전체에 대한 속도제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과거 아우토반 속도제한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내 임기 중에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일부 위험구간에만 속도제한을 두는 현행 시스템이 안전을 위해서도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아우토반은 진입구간, 좁은 도로 구간, 시가지와 주택밀집지역 등 교통정체가 심한 일부 구간에서 시속 130㎞의 속도제한을 두고 있다.

독일 자동차의 대명사인 BMW나 벤츠도 심기가 불편하다. 아직 특별한 행동을 취하지는 않고 있으나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독일 자동차업계는 그동안 아우토반 속도제한에 반대하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로비활동을 펴왔다. 속도제한은 자동자 기술개발을 저해하고 고성능 자동차 수요를 줄일 것이라는 논리다.

워싱턴포스트(WP)는 히틀러 치하에 건설된 독일 고속도로는 당시 속도제한이 있었으나,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속도제한을 없애 전후 통제와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오늘날 독일 정체성의 상징이 되었다고 진단했다.

메르켈의 기사당이 야당에 ‘편안한’ 격차를 유지하고 있어 9월 선거 후에도 아우토반 속도제한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아우토반은 독일 전 국토에 걸쳐 1만2771㎞에 달한다. 도로 너비는 18.5~20m이고, 중앙에는 3.5~5m 너비의 녹지대(중앙분리대)가 있다.

soo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