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세계 경기 침체로 위기를 맞고 있는 해운업이 정상화되기까지 최소 3년 이상 걸린다는 전망이 나왔다. 장기운송계약을 늘리고 고연비 선박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등 ‘버티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1일 수출입은행이 발간한 ‘최근 해운시황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해상 물동량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선박의 과잉 공급으로 해운 경기는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물동량 증가율은 7% 수준으로 비교적 높았지만 선복량(선박의 적재 능력) 증가율은 10%를 뛰어넘었다. 여기에 중국이 자국 물건을 운송할 선박을 끊임없이 건조하면서 해운 시장의 수급 여건은 더 악화됐다.
특히 철광석, 석탄, 곡물 등 원자재 운송을 전담하는 벌크선의 경우 올 들어 단 한차례도 ‘BDI 1000’을 넘지 못하는 최악의 침체기를 맞고 있다. BDI는 벌크선 운임지수를 보여주는 지표로, 정상적인 시장에선 2500을 나타낸다.
BDI는 지난 2007년 연평균 7000을 넘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600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BDI는 연평균 918을 나타냈지만, 지난달에는 817.2%로 1년 전보다 9.4% 더 낮아졌다. 수은은 벌크선 시장이 정상화되기까지 3년 이상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
유조선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1~2012년 전 세계 원유의 해상 물동량 증가율은 3% 내외였지만 선복량 증가율은 6% 내외로 2배 이상 높았다. 양종서 수은 선임연구원은 “유조선 시장은 호황기 때 과잉 투자가 이뤄졌고 중국이 선박 보유를 목적으로 건조를 지속해 장기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화학탱커 등 제품운반선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컨테이너선 시장은 3년째 ‘감속 운항’으로 불황을 버티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물동량은 감소한 반면 선박 규모가 초대형화되면서 선복량 과잉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컨테이너선 시장은 2015년 이후에나 개선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양 연구원은 “벌크선과 유조선은 장기운송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고, 컨테이너선은 고연비 선박을 통한 원가 절감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3년 이상 버티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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