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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 강주남> 日극우의 몰염치…그들의 DNA가 궁금하다

야스쿠니 신사와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의 다를 바를 모르겠다는 그들에게 묻고싶다. 자신들의 어미가, 아내가, 딸이 침략자들의 성노리개였더라도 전쟁 중 위안부가 필요했다는 망발을 일삼을 수 있는지 말이다.



중3 큰아들은 일본 문구 광팬이다. 시험기간이 끝나면 마치 쌓인 스트레스라도 풀 듯 일본 문구 쇼핑몰에서 장바구니를 한가득 채우고선, 결제해달라는 무언의 압박을 보내곤 한다. 미안해서인지 “엔저로 품질 좋은 일제 문구를 싼 값에 살 수 있어 좋다”며 너스레를 떤다. 바겐세일에서 싼 값에 맘에 드는 옷을 고른 아줌마처럼 득의양양하다.

“학생이 공부하는데 모나미볼펜 하나면 충분하지, 이런 비싼 학용품이 꼭 필요하냐”며 나무라면서도, 담부턴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다짐까지 듣고 나면 순순히 카드를 꺼내든다.

지갑을 열면서도, “우리나라를 침략해 선조들을 핍박하고, 부녀자를 겁탈했던 일본인의 만행만은 잊지 말라”며 거창한(?) 역사 교육에, 물산장려운동 정신까지 덧씌워 생색을 내곤한다.

그러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 큰 아이는 “아빠, 아픈 과거는 잊고, 미래 지향적으로 생각해야 발전이 있지 않아?”라고 오히려 훈수를 둔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불공대천의 원수라도, 진심으로 뉘우치고 사죄한다면, 화해하고 함께 발전적인 미래를 설계하는 동반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상대가 일본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과거사에 대한 반성은커녕, 최근 아베 내각의 행보는 욱일승천기를 휘두르며 아시아 약소국을 침탈했던 옛 군국주의 망령이 되살아난 듯하다.

“일본군 위안부가 강제 동원된 증거가 없다”는 아베 신조의 과거사 부정 발언 이후 정치인들의 망언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제3당인 일본유신회 공동대표 겸 오사카 시장으로, 차기 총리 물망에까지 오르고 있는 하시모토 도루는 “당시 상황에서 위안부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위안부를 성노예라고 부르는 것은 틀린 것”이라는 망언을 내뱉었다. 심지어 같은 당 소속 한 의원은 “일본에는 한국인 매춘부가 우글거리고 있다. 오사카에서 만나는 한국인에게 (너는) 위안부라고 말해도 된다”는 망발까지 쏟아냈다.

이 같은 망언은 한국과 중국 등 피해 당사국은 물론, 일본 내부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혼다와 스티브 이스라엘 등 미국 하원의원들도 “경멸을 받을 만하고, 혐오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고지도자가 나치 희생자 위령탑을 찾아 무릎 꿇고 사죄하고, 지금까지 100조원에 달하는 배상을 하고 있는 독일에서 일본은 왜 역사적 교훈을 얻지 못하는 걸까. 그 오만방자하고, 후안무치한 DNA 구조가 자못 궁금하다.

야스쿠니 신사와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철면피들과 굳이 왈가왈부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이 한 마디는 꼭 물어보고 싶다. 일본 극우주의자들의 어미가, 아내가, 딸이 침략자들의 성노리개였더라도 전쟁 중 위안부가 필요했다는 식의 망발을 일삼을 수 있는지 말이다. 일본의 만행에 치를 떠는 한국인이라도, ‘○사마’를 보기 위해 서울을 찾은 일본 여성에게 “너, 창녀지” 라고 말할 사이코는 없다. 평범한 일반 국민이 아니라, 이성을 가진 한 나라의 정치 지도자라면 더더욱 그렇다.
 

nam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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