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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강학파 대부.... ‘한강의 기적’ 이끈 남덕우 전 총리 별세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이끈 남덕우 전 국무총리가 지난 18일 오후 9시55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남 전 총리는 1924년 경기 광주에서 태어나 1945년 국민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제학 석사,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196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무부 장관으로 기용하면서 국가 경제개발 정책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남 전 총리가 출간한 ‘가격론’을 보고 “정부의 경제정책에 상당히 비판적인데 어디 한번 직접 맡아서 해보라”고 제의하면서 전격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974~1978년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내면서 한국 경제의 고속성장을 이끌었다.


▶서강학파 대부…근혜노믹스 입안=남 전 총리는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박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정책을 주도한 ‘서강학파’의 시초이자 대부로 불린다. 고인은 전두환 전 대통령 때인 1980~1982년 제14대 국무총리를 지낸 뒤 1983~1991년까지 18~20대 한국무역협회장을 역임했다. 이 때 서울 삼성동 한국종합무역센터, 코엑스 전시장 등 무역인프라 구축을 진두지휘하면서 무역 입국의 초석을 다졌다.

경제계 원로인 남 전 총리는 관계를 떠난 뒤 정치권에서 경제 자문을 이어갔다.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 주자였던 박근혜 후보의 경제자문단 좌장을 맡아 ‘근혜노믹스’ 입안에 영향을 미쳤다. 올 3월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가진 국가원로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박 대통령 옆 자리에 앉아 주목을 받았다.

고인은 영면에 들기 직전까지 한국선진화포럼 이사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원로자문단 좌장, 산학협동재단ㆍ바른사회를위한시민회의 고문, 국민원로회의 위원 등을 맡아 국가 미래에 대한 다양한 조언을 해왔다.

▶중소기업 육성ㆍ경제민주화 강조=남 전 총리는 생전에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중소기업이 살아야 일자리도 늘고 근로자간 소득 격차도 줄어든다는 논리였다.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도 명확한 개념을 갖고 있었다. 고인은 “경제민주화가 재벌 때리기로 변질했다”면서 재벌의 잘못된 점은 고쳐야 하지만 양극화 해소, 가계부채 해결, 일자리 창출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외국의 경우 경제민주화는 “의사 결정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라면서 주주뿐만 아니라 여러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는 것이고 경제적 약자를 돕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올 초에는 불황기일수록 정부 지출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회보장 확대와 같은 정부 소비가 민간 소비를 진작시키기 때문에 공공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 전 총리는 지난 3월 박 대통령과의 오찬에서는 “민주주의 가치와 시장경제 준수를 미래 세대에 잘 교육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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