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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 - 박종구> 미국 경제 기지개 켜나
4월 실업률 감소·고용 증가
주택시장 회복 경기활성화 청신호
시퀘스터 대립은 아직 진행형
美경제, 정부는 흐림 민간은 맑음



미국 주식시장에 봄기운이 느껴진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1만5000선을 넘나들고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도 1600대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노동부는 4월 실업률이 7.5%로 감소하고 비농업부문 고용도 16만5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미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일까.

우선 성장률을 살펴보자. 1분기 성장률은 2.5%를 기록했다. 소비지출은 1분기 3.2% 늘어나 2010년 4분기 이래 가장 큰 폭의 신장세를 보여주었다. 연방정부 지출은 지난 4분기 14.8% 감소에 이어 올 1분기 8.4% 줄어들어 예산삭감의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 주요 예측기관은 올해 성장률을 2% 내외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은 지난 1월 전망치보다 0.2% 낮아진 1.9% 성장률을 발표했다. 주택과 내구재에 대한 수요 증가,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 덕분에 완만한 경기회복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2분기 이후 예산 자동삭감 등으로 회복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고용지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여준다. 2월 32만2000명, 3월 13만8000명에 이어 4월 16만5000명이 신규 고용됨으로써 실업률이 2008년 말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보여준다. 총 실업자수는 1165만명으로 8만3000명 감소했고, 27주 이상 실업자 수는 440만명으로 25만8000명 줄어들었다. 주당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지난 5년 내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앨런 쿠루거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장은 “미국경제가 2008년 경제위기에서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의 레인스 프리버스 전국위원장은 “많은 미국인이 여전히 장기간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주택시장 회복이야말로 경기활성화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S&P의 케이스-실러지수는 2월 전년 대비 9.3% 올랐다. 이는 2008년 6월 이래 가장 큰 폭의 상승치다.

집값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도 소비지출을 늘려 경기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크레딧스시은행은 1분기 미국 가계의 순자산 규모가 2007년 3분기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도 중앙은행 금융완화 정책, 저금리, 금융기관 대출능력 회복 등이 맞물려 주택 부문이 지속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 창출자로 새롭게 주목받는 제조업의 상황은 어떤가. 제조업은 지난 3년간 50만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는데,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진 스펄링스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를 ‘제조업의 르네상스’로 표현하고 있다. 백악관 고용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도 “제조업 비중이 9%에서 30%로 급격히 늘어나지는 못하겠지만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경기회복은 재정적자를 둘러싼 워싱턴의 공방과 중앙은행의 금융정책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일부 비판론에도 불구하고 벤 버냉키 의장, 자넷 옐런 부의장이 주도해온 양적완화 정책은 그 골격을 유지할 것이다. 850억달러의 예산 자동삭감 ‘시퀘스터’를 둘러싼 대립은 아직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오바마는 무차별적인 자동삭감을 균형된 재정적자 축소 방식으로 전환하자고 제안하고 있지만 공화당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시퀘스터와 연초 인상된 급여세율의 영향이 2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할 것이다. 그레고리 다코 IHS 글로벌인사이트 선임 경제학자는 “정부 부문의 제약이 매우 크다”며 “재정긴축이 없다면 성장률이 훨씬 높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재정 부문의 교란에도 불구하고 민간부문이 상대적으로 선전한 덕에 경기회복의 불씨가 계속 유지되고 있는 형편이다. 한 마디로 미국 경제는 정부 부문 ‘흐림’, 민간 부문 ‘맑음’으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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