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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범대생 교사되기‘하늘의 별따기’
임용정원 줄고 일반대생 교직이수자 늘어…경쟁률 100대1 넘어 결국 다른길로
서울의 한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오세웅(가명ㆍ31) 씨. 오 씨의 꿈은 수학교사였다. 2001년 서울의 한 사범대 수학교육과에 입학하던 당시만 해도 오 씨의 꿈은 멀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07년 본격적으로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 그는 현실의 벽과 마주쳤다. 전국적으로 수백명에 불과한 수학교사 자리를 얻기 위해 매년 수천명의 준비생들과 경쟁해야 했다. 경쟁자는 사범대 졸업생만이 아니었다. 일반대학에서 수학 관련 교직 이수를 한 사람들도 오 씨의 경쟁자였다.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5년을 발버둥쳤지만 그는 결국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오 씨는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교사임용수를 보면서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며 “그나마 수학에 관련된 금융일을 하는 것이 다행 아니냐”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때 사범대가 인기학과로 각광받던 시절이 있었다. 사범대만 나오면 중ㆍ고등학교의 선생 자리가 보장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교사임용정원이 줄어들고 교직 이수나 교육대학원 등이 늘어나면서 사범대의 화려함은 옛말이 되고 있다.

교육부(전 교과부)의 2009년 사범대졸업자 임용 현황에 따르면 전체 사범대 졸업자 6만6287명 중 임용인원은 4.7%인 315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춘진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국공립대 사범대 및 교대 2011년 임용시험 합격률’ 자료에서도 15개 국공립대 사범대 중 전북대가 57%의 합격률로 1위를 차지한 것을 제외하고 서울대(28.6%), 부산대(8.1%) 등 대부분의 사범대가 50%가 안 되는 합격률을 보였다. 심지어 목포대는 합격률이 0%로 나타났다. 


이처럼 사범대 출신 낭인들이 늘어나자 교사의 꿈을 안고 입학한 학생들은 다른 길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04년에 졸업한 사범계열 졸업생 9000명의 5년 후를 분석한 결과 졸업자 중 20%가 사교육업체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범대 재학생들은 임용고시를 보는 것을 포기하고 아예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기도 한다.

권대봉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현재 교사 시장이 과포화상태”라고 진단했다. 과거 교사 수요가 많았을 때 임용시험 문을 넓힌 부작용이라는 것이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도 “과다공급 측면에서 교직과정, 교육대학원의 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사범대 교육과정의 전문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양 교수는 주문했다. 

서상범ㆍ신동윤 기자/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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