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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플레 걱정보다 고용 중시…달러살포 후유증 최소화 과제
‘버냉키 후임’Fed 차기 수장 유력 재닛 옐런…그녀는 누구
실업 해결·QE 속도조절 주장
후임땐 연준 100년 첫 여성수장
가이트너·서머스와 3파전 예고
버냉키 세번째 연임 가능성도




‘헬리콥터 벤’의 달러 살포를 멈출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수장은 누가 될까.

내년 1월 임기가 종료되는 벤 버냉키의 뒤를 잇는 Fed 의장은 누가 되든 버냉키가 3차례에 걸쳐 단행한 양적완화 정책의 출구전략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그 시점이 너무 이르면 간신히 회복하고 있는 미국 경제의 숨통을 다시 조이게 되고, 너무 늦으면 과도한 인플레이션의 방아쇠를 당기는 과오를 범하게 된다.

이 같은 중차대한 결정권은 재닛 옐런(66) Fed 부의장의 손에 지워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의 차기 의장으로 옐런이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면서 “Fed의 차기 수장 도전자 옐런이 양적완화 시험대에 올랐다”고 진단했다.

옐런이 버냉키의 후임이 되면 Fed 100년 역사상 첫 여성 수장이 된다.

신문은 옐런이 꼼꼼하고 완벽주의적인 예일대에서 교육받은 경제학자답게 선견지명이 있는 전문가라고 평가하면서도, 그가 과연 자산버블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기 전 양적완화 수도꼭지를 적절한 타이밍에 잠글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옐런은 미국 부동산시장 붕괴를 조기 경고해 주목받은 바 있다.

▶고용안정 선봉자=옐런은 Fed 내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 없이 실업 해결에 앞장서는 대표 인사로 꼽힌다.

공장이 많은 뉴욕 브루클린 출신인 옐런은 대공황을 몸소 겪은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누구보다 실업의 고통을 잘 알고 있는 옐런은 금융위기 이후 실업률이 6.5%로 떨어질 때까지 경기를 부양시키는 정책을 밀어붙인 버냉키 의장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경제가 약한 상태에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 같지 않다”며 인플레이션 걱정없이 Fed가 실업률을 낮추는 정책에 역점을 둘 것을 주문했다.

그의 예상은 현재까지 들어맞았다. 미국의 평균 연간 인플레이션은 1.8%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옐런은 지난 2월 미국노동총연맹(AFL-CIO) 연설에서도 “이것은(인플레이션 수치) 단순히 나를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는 장기 실업이 노동자와 그 가족에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닛 옐런(66)은 1946년 8월 13일 미국 태생으로 브라운대(경제학)와 예일대 대학원(경영학박사)을 졸업하고 캘리포니아대 버클리교 경영대학원 교수를 역임했다. 1997년부터 2년간 클린턴정부에서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맡은 후 2004년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를 거쳐 현재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을 맡고 있다.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이라는 Fed의 이중목표에 집중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가족으로는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남편 조지 애커로프와 아들 로버트 애커로프(영국 워릭대 경제학자)가 있다

리처드 트룸카 AFL-CIO 위원장은 “만일 옐런이 버냉키 자리를 잇는다면 미국은 잘 운영될 것”이라며 “옐런은 월가만이 아니라 월가와 노동자 모두의 고충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옐런은 양적완화와 관련, 속도조절에 힘을 싣고 있다. 그는 최근 “경기 전망 변화에 따라 채권 매입 규모 조정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WSJ 설문조사에 따르면 38명의 민간 이코노미스트 중 29명이 차기 Fed 의장으로 옐런을 꼽았다. 그 밖에 로저 퍼거슨 전 Fed 부의장, 티머시 가이트너와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이 거론됐다.

▶Fed 안팎 견제세력도=하지만 옐런이 Fed 의장이 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공화당의 공격이 버냉키 때보다 더 거셀 것으로 보이는 까다로운 청문회를 통과해야 하고, 무엇보다 Fed 안팎에서 일고 있는 옐런에 대한 강한 경계감을 해소해야 한다.

Fed 내 대표적 매파로 알려진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이 너무 심하게 실업률을 내리려 하면 인플레이션만 일으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옐런 부의장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블라드 총재는 “많은 사람이 실업률만 중시하는데, 좋은 생각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를 이끄는 리처드 셀비 공화당 의원은 “옐런이 인플레이션 조장을 통한 성장 위주의 경향을 가지고 있다”며 2010년 부의장 지명 때 반대표를 던졌다.

옐런의 정치력도 의문이 제기됐다.

Fed 의장이 되려면 무엇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야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과의 친분이 두텁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옐런이 Fed 부의장에 지명됐을 때도 오바마 대통령은 그와 직접 면담하지 않았다. 이에 반해 가이트너와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은 백악관과 유대관계가 깊다. 가이트너는 Fed 의장직에 관심없다고 했지만,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냉키 의장이 세 번째 연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3월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있을 계획을 언급한 바 있지만 더이상의 구체적인 발언은 피하고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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