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엔저(低) 공세가 더 심해져 올해 달러당 110엔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엔화가 달러당 110엔을 넘으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익이 20조원 넘게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엔화가치가 내년 초에는 달러당 최저 110엔까지 하락할 것으로 최근 일제히 수정 전망했다.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이 내년 초 달러당 110엔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JP모건ㆍBNP파리바ㆍ모건스탠리ㆍ씨티ㆍ뱅크오브아메리카는 105엔으로 내다봤다. IB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전날 달러당 102엔을 돌파한 엔저 현상이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는 데는 대부분 의견이 일치했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지난해 말에는 1년 뒤 100엔 돌파를 예측한 IB가 단 한 곳도 없었는데 이제는 120엔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고 말했다. 이정훈 우리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엔화가치가 달러당 110엔, 원화가치가 달러당 1000원이 되면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21조원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조선 5조2000억원(-236.4%), 자동차 8조3000억원(-57.6%), 전기ㆍ전자 14조3000억원(-47.7%) 등 주력산업의 이익 감소폭이 크다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엔저로 수출이 줄어들어 경상수지가 나빠지면 우리나라 성장률 역시 떨어질 공산이 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엔 달러 환율이 100엔, 원 달러 환율이 1000원이 됐을 때 총 수출이 2% 포인트 줄어 경상수지가 125억 달러 급감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경상흑자 431억 달러의 4분의 1을 넘는 규모로, 이럴 경우 성장률이 1.8%포인트 하락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1.3원 오른 1113.0원으로 출발하며 나흘째 오름세를 보였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 환율은 오전 9시 현재 101.6엔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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