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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高 부채질…한국 수출경쟁력 초비상
브레이크없는 엔低…‘엔캐리 국내상륙’본격화

日서 2월부터 한국에 3000억원 유입
엔저 가속화로 내수경기 악영향
국내 주식시장서 외국인 이탈도 가속




고금리를 쫓아 일본자금이 한국 등 해외로 대거 이동하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확대될 경우 엔저 가속화로 한국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엔화 자금이 국내로 들어오면 원화가치가 상승하면서 한국의 수출경쟁력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원고-엔저’ 고착화로 한국 경제성장의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세계 경제가 다시 위기에 봉착하거나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경우 썰물처럼 자금이 빠지는 위기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G7도 엔저 용인, 엔/달러 고공행진=일본 정부의 엔저 정책에 선진국들도 용인하고 있다. 지난 주말 영국 에일즈베리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에서는 엔화 약세를 명시적으로 문제삼지 않았다.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이어 두 번째다. 자국경제 살리기에만 골몰하며 마구잡이식으로 엔화를 방출하는 일본의 이기적인 정책에 사실상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한국과 신흥국 등 국제사회의 반발이 무시되면서 일본은 엔저 추세를 이어갈 명분까지 확보했다.

이에 따라 엔/달러 환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오전 8시16분 현재 엔화는 오세아니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2엔을 돌파하며, 2008년 10월 21일 이후 약 4년7개월 만에 102엔을 넘어섰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이 100엔 초반에만 머물지가 관건”이라며 “엔캐리 자금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엔저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지현 동양증권 연구원도 “엔캐리 트레이드는 엔저를 가속화시켜, 예상보다 엔화 약세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며 “엔/달러가 102엔을 돌파한 것도 그 영향이며 연말까지 105엔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캐리 트레이드 이미 시작, 한국 수출에 직격탄 우려=전문가들은 이미 엔캐리 트레이드는 시작됐고 얼마나 가속화되느냐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엔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현 시점에서 일본금리가 쉽게 오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의 금리가 동남아와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한국으로의 거대 자금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일본투자자들은 지난 2, 3월에 한국에 총 282억엔(약 3082억원)을 투자하는 등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지난달 21일부터 2주간 일본의 국외 주식ㆍ채권은 순매수로 돌아서며 4636억엔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엔캐리 트레이드가 본격화될 경우 엔저로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이탈은 물론, 한국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대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엔캐리 트레이드는 시장 시그널상 이미 시작됐다”며 “심화되면 국내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한국수출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와 해외 시장에 일본 자금이 유입돼 주식시장에 긍정적 요인이 된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지만. 한국경제가 수출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환율 영향에 따른 부정적 요인이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엔저가 급격하게 진행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외면이 불가피해진다”며 “엔저 가속화로 하반기 우리 수출이 무너지고 내수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김종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엔캐리 트레이드가 가속화되기 위해선 국제금융시장과 해외수요가 안정돼야 하지만, 현재 글로벌 환율전쟁이 일어나고 있어 미국이 시퀘스터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하반기쯤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남근ㆍ권도경 기자/happy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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