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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들 예금금리 인하 ‘러시’…이자생활자들 ‘울상’
[헤럴드경제=서경원ㆍ최진성 기자]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가운데 각 은행들은 금주부터 예금금리 인하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로써 연 3%대 정기예금이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보여 은퇴 후 봉급없이 은행 이자로 먹고사는 고령 이자생활자층과 금리연동형 연금 상품에 가입한 직장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금주 중 예금상품 금리를 0.1~0.2%포인트 내려 다음주부터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도 이번 주 0.1~0.2%포인트가량 인하할 계획을 갖고 있다. 기업은행도 조만간 금리 인하 폭을 결정하고 이르면 16일부터 하향조정분을 반영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14일부터 전체 예금 상품에 대해 0.2~0.3%포인트 규모 금리를 내린다. 이로써 농협은행 예금 중 최저 금리 상품인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1.9~2.0%로 떨어지게 된다. 신한ㆍ하나은행도 금리 인하폭을 금주 중 0.2%포인트안팎으로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주 정기예금 상품(하이정기예금) 금리를 종전 3.4%에서 0.25%포인트 내린 산업은행은 당분간 금리 조정에는 나서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기존 은행 정기예금 가입자들이 받는 평균 이자는 이미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가중평균 금리(잔액기준)는 연 3.27%로, 2001년 이 통계가 편제된 이래 최저다. 3월말 현재 정기예금에 들어 있는 돈에 대해 가입자가 받는 평균 이자가 연 3.27%라는 의미다. 잔액기준 정기예금 가중평균 금리는 2008년 12월 5.98%에서 2011년 1월 3.57%로 떨어지고서 작년 1월 3.96%까지 상승세를 보이다가 이후 내리막을 탔다.


3월 한 달간 신규 가입자의 금리를 보여주는 신규 취급액 기준 가중평균 금리는 최근 저금리의 영향으로 2.85%에 불과하다. 그러나 역대 최저는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미쳤던 2009년에는 5월에 2.79%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는 저금리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과거에 가입한 고금리 이율의 정기예금이 많이 남아있던 반면 요즘은 저금리 기간이 길어 잔액기준으로 더 낮은 금리를 기록하는 것이다. 당시 한은의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인 연 2.0%였다.

정기예금이 낮은 이자로 매력이 없어지자 정기예금에 등을 돌리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작년 8월말 591조133억원을 정점으로 빠지기 시작해 지난 3월말에는 573조4020억원으로 7개월 사이에 17조6113억원이나 줄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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