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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의 애민정신…되살릴 수 있다면…그보다 좋은일 없어”
세종대왕상 저작권 市에 무상양도
조각가 김영원은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사진>으로 유명하다. 훈민정음을 펴들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세종대왕상은 김영원의 작업 중 가장 큰 프로젝트였다.

58점의 응모작 중 5점이 결선에 올랐고 최종적으로 김영원의 시안이 낙점됐는데, 세간의 관심이 워낙 쏠렸던 탓에 2009년 작품이 처음 설치됐을 때만 해도 논란이 무척 많았다. 조각의 크기가 너무 크다, 빛깔이 너무 밝다 등등… 지적이 한둘 아니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조각은 시간의 더께를 입고 조금 ‘톤 다운’이 됐다.

김영원은 “너무 크게 만들었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광장 전체를 생각하면 그 정도(기단 포함 높이 10.4m)는 돼야 한다. 앞쪽의 이순신 장군상(17m)을 보면 그리 큰 것도 아니다. 오히려 심사위원들은 ‘왜소하다. 더 키울 수 없느냐’고 주문하기도 했다. 빛깔 또한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변하고 있다. 가장 좋은 재료(브론즈)를 쓰면서 애초부터 녹이 슨 것처럼 어둡게 만들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세종대왕상을 만들기 위해 세종대왕과 관련된 자료를 백방으로 찾아나섰다. 그러나 의외로 자료가 거의 없었다고 했다. 특히 용안에 관한 자료는 전해지는 게 전무해 태조 이성계와 영조의 어진, 고종의 얼굴사진 속 공통분모를 찾아가며 작업했다고 한다. 덕분에 골상 연구를 많이 했다.

김영원은 2년 전 세종대왕상의 저작권을 서울시에 무상으로 양도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해 광고를 통해 거둬들인 300만원의 저작권 수익을 빈곤가구 두 곳에 150만원씩 전달했다. 작가는 “힘 없고 가난한 백성을 먼저 돌봤던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이 500년이 지난 오늘 되살려진다면, 그것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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