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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제 밥그릇 걷어차는 현대 · 기아車 노조
현대ㆍ기아차 노조의 일탈행위가 지나치다. 수십만대나 주문이 밀렸는데도 노사가 합의한 주말특근이 지난 주말로 9주째 불발되고 있는 것이다. 그로 인한 생산차질은 이미 6만, 7만대에 이른다고 한다. 노조 내 부문별 대표가 “위원장 직권 합의는 무효”라며 노사합의를 부정한 것이 그 이유라고 한다. 지긋지긋한 노사갈등도 모자라 노노분란이 그 불씨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출고가 늦어져 고객 불만은 커지고 있다. 중동지역 딜러들은 차를 보내 달라 아우성이라고 한다. 노조가 생산현장을 박차는 것으로 고객신뢰를 팽개치면 사원 개인은 물론이고 회사, 나아가 국가경쟁력마저 훼손되는 것은 뻔하다. 10여년 동안 어렵사리 쌓아 온 글로벌 브랜드가 훼손되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지금 현대ㆍ기아차는 두 눈 부릅뜨고 일로 매진해도 모자랄 처지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아베정권의 엔저쇼로 회생을 구가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에 제품의 질은 고사하고 가격경쟁력에서도 밀리면 더 이상 헤어날 방법은 없다. 더구나 미국에서 연비 과장으로 고초를 겪더니 미국과 브라질, 국내시장에서 에어백과 브레이크 등의 스위치 결함으로 대규모 리콜사태를 야기한 것이 얼마 전 일이면 반성부터 하고 볼 일이다.

현대ㆍ기아차 노사관계를 바라보는 대다수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문제가 불거지면 사측이 손을 내밀어 전체 노사문화에 적잖은 폐를 끼쳐 온 것이 사실이다. 노사 짝짜꿍이라거나 귀족노조라는 꼬리표가 붙는 이유다. 주말 특근합의만 해도 그렇다. 1인당 특근수당은 21만원으로, 노조 요구액의 96.2%로, 근로기준법 계산보다 7만원씩이나 많다. 알 만한 이들은 다 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정부가 노후 차량 세제지원에 국민 혈세 6500억원을 투입한 사실을 말이다. 그 바람에 현대차는 3조원, 기아차는 1조4500억원이라는 기록적인 당기순이익을 거뒀고, 그 덕에 통상임금의 300%+400만원, 무분규 격려금으로 수백만원대의 성과급 잔치를 벌이질 않았나.

지금 미국 유럽 일본 자동차회사들은 유연근무제로 위기에 대처하고, 노조들은 한 대라도 더 만들려 야근에 주말특근을 자청하고 있다. 죽을 고비를 넘겨 본 그들이다. 현대ㆍ기아차의 국내 생산성은 해외기지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다. 9월 노조위원장 선거에 함몰돼 노조 지도부마저 노조를 통제하지 못하고 굴러드는 밥그릇을 걷어찬다면 그 다음 수순이 무엇일지는 노조가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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