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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세로수길 3.3㎡ 호가 1억까지…
부동산가격 가파른 상승…거품론 이는 도산대로 르포
3.3㎡당 평균 매매가 5809만원
7년새 최고 350%까지 급등
거래부진 불구 호가만 천정부지
슈퍼리치들도 경매로 발길 돌려



7일 노천카페와 유명 레스토랑으로 가득찬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대로 11길. 젊은이 한무리가 카메라를 들고 골목 구석구석을 성지순례하듯 거닐고 있었다. 좁은 길까지 진입한 차량들로 골목은 몸살을 앓았다. 친구를 만나러 나왔다는 박민경(30ㆍ여)씨는 “최근엔 가로수길 보다 이곳 ‘세로수길’을 자주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이 명실상부한 명품거리로 탈바꿈한 가운데, 가로수길 안쪽 도산대로 11길과 15길 주변 소위 ‘세로수길’도 덩달아 인기가 치솟고 있다. 하지만 세로수길 주변 소형 빌딩을 비롯, 건물 가격이 거래없이 호가만 잔뜩 오르면서 가격거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헤럴드경제와 빌딩거래정보업체 (주)알코리아에셋이 신사동 가로수길과 세로수길 일대 건물 230채의 등기부등본 및 실거래가를 전수 조사한 결과, 가로수길이 각광받기 시작한 지난 2006년 부터 최근까지 거래된 건물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5809만원, 세로수길은 5286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같은 기간 매매가 상승률도 가로수길 496%, 세로수길 350%로 세로수길 주변 건물 가격이 가로수길의 인기를 따라 꾸준히 올랐다. 세로수길 일근 건물들이 명품거리로 자리매김한 가로수길의 인기에 힘입어 덩달아 가격이 오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인근‘ 세로수길’이 새로운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세로수길 주변 건물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부동산업계 일각에선 가격 거품론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은 3.3㎡당 7500만원 선에 거래된 뒤 현재 호가 1억원을 넘나들고 있는 세로수길 인근의 한 건물 모습.

실제 세로수길 545-1번지 위치한 지하1층, 지상 4층짜리 건물은 2006년 당시 3.3㎡당 2433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폭 3m의 골목을 마주보고 선 세로수길 546-9번지의 같은 크기의 건물은 2008년 3.3㎡당 4803만원에 팔렸다. 매맷값 상승률은 2년새 197.4%를 기록한 셈이다.

가로수길의 경우 2차로변에 나란히 자리한 두 건물중 하나는 2009년 3.3㎡당 7058만원에, 다른 건물은 2012년 3.3㎡당 1억2654만원에 팔렸다. 3년새 가격 상승률은 179%로 세로수길에 밑돌았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장기불황으로 세로수길 건물 거래도 부진한 상황이다.

하지만 거래 부진에도 불구하고 실거래 가격이 치솟다보니 건물 호가도 덩달아 크게 오르면서 거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세로수길 건물 130여채 가운데 2006년이후 거래된 건물은 27채(28건)에 그친다. 이중 1채는 주인이 두번이나 바뀌었다. 올핸 건물 1채만 거래됐다. 이처럼 부진한 거래에도 불구하고 호가는 천정부지다. 세로수길 대기매수자는 상당하지만 지나치게 비싸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준공된지 30년된 세로수길 546-11번지 인근 지하1층, 지상 2층 건물의 경우 지난해 10월 3.3㎡당 7500여만원에 거래됐고 5월 2일 현재 호가가 1억원 선까지 올랐다. 인근 세로수길의 허름한 식당 건물도 최근 3.3㎡당 호가 9000만∼1억원대 매물이 나오고 있다.

자본금 50억원이 넘는 슈퍼리치들도 높아진 호가에 혀를 내두르며 세로수길 외곽으로 투자처를 돌리거나헐값에 나온 경매물건을 찾고 있다. 세로수길 바깥에 자리한 신사동 인근 한 건물은 감정가가 3.3㎡당 1100만원 수준이었지만 한 차례 유찰된 뒤 이달 15일 재경매를 앞두고 있다. 이 건물의 입찰 최저가는 3.3㎡당 920만원 선까지 떨어진 상태다.

황종선 (주)알코리아에셋 대표는 “서울 신사동의 경우 건물 값의 80%를 차지하는 땅값이 꾸준히 오른 만큼 이같은 시세 추이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세로수길의 인기는 여전히 가로수길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현재 매도 호가의 20∼30%는 거품이 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현종 기자/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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