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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산’ 바랐던 로스쿨… ‘쏠림’에 흔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다양한 출신의 다양한 전문분야를 가진 법조인을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로스쿨 제도가 오히려 획일화에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검사로 신규 임용된 로스쿨 1기 졸업생 가운데 85% 정도는 학부기준으로 이른바 ‘SKY(서울대ㆍ고려대ㆍ연세대)’ 출신이었다. 이는 지난 2010년 이후 새로 임용된 사법연수원 출신 검사의 스카이 학부 출신 비율(64.4%)보다 20%포인트 이상 높다. 국내 10대 대형로펌에 입사한 로스쿨 1기생 역시 대부분 스카이 대학의 로스쿨 출신이다. 특정 대학 위주의 법조인 구성을 바꿔보자는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결과인 것이다.

다양한 전문분야의 법조 인력을 배출하겠다는 것 역시 당초 목표와는 반대의 결과를 보이고 있다. 로스쿨 입학생 중 법학계열 출신 비율은 2009년 34.4%에서 2010년 37.7%, 2011년 49.1%, 지난해 54.1%까지 늘었다.

반면 그새 의료인, 언론인, 변리사 등 다양한 경력을 갖춘 전문직업인의 로스쿨 입학 비율은 크게 줄었다. ‘법학전문대학원 설치ㆍ운용에 관한 법률(로스쿨법)’은 로스쿨생 입학자격과 관련해 학부에서 법학 이외의 학문을 한 사람과 다른 대학 출신을 전체 정원에서 각각 3분의 1 이상 선발하도록 규정돼 있을 뿐이어서 입학생 계층을 다양화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로스쿨은 학생을 받은 이후에도 입시 위주의 학업에 편중돼 다양한 법률서비스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법조인을 배출하는데 실패하고 있다. 올해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75.1%로 지난해 87.1%보다 크게 떨어졌다. 로스쿨 졸업 후 5년 이내 5회 응시 규정에 따라 변호사 시험 응시인력이 누적되면서 합격률은 장차 50%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험에 합격해야 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시험 외 다른 과목을 거들떠보기 힘든 형편인 것이다.

때문에 각 로스쿨에서는 해상법과 같이 시험에 나오지 않는 과목이 수강생 부족으로 폐지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초 취지에 맞게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변호사 예비시험 도입, 평가방식 개선, 합격률 상향 조정 등의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이마저도 찬반 양론이 거세 앞으로도 당분간은 로스쿨을 둘러싼 논란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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