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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칼럼 - 조재홍> 나라 사랑하는 마음
박정희 대통령 시절 장관을 지낸 분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어느날 밤늦도록 국가안보회의를 하던 중 북한군 움직임이 심상찮다는 보고가 왔다. 회의를 멈추고 일선 군부대의 대응 전략을 점검하던 대통령이 이미 새벽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헬기를 타고 전방으로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온 국민이 깊은 잠에 빠져있는 시간, 전방으로 날아가는 대통령 전용 헬기의 불빛을 보면서 국가와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다짐했다’는 요지의 글이었다.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날 아침, 청와대로 들어간 우리 측 협상팀의 책임자는 협상 성공을 보고받은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밤새도록 결과를 기다리다 까칠한 얼굴로 협상팀을 맞은 대통령은 협상의 주요 내용을 보고받으며 ‘이제 우리 국민이 잘살게 되었다. 정말 잘됐다’고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좋아했다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의 환한 얼굴을 보면서 긴 협상과정의 어려움도, 대통령에 대한 일말의 안티 감정도 눈 녹듯 사라짐을 느꼈다고 한다.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결심공판에서 최후 진술에 나선 김대중 선생은 한 시간 반가량의 자기진술 말미에 ‘나는 나 개인도 구원받고, 옆에 있는 사람도 구원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비록 재판 결과가 잘못되어 사형이 선고되더라도 이 일로 인한 정치적 보복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유언처럼 남겼다고 한다. 자신도 그 사건에 연루되어 모진 고초를 겪은 끝에 선고를 기다리고 있었음에도 그때만큼 김대중 선생이 크게 보인 적이 없었다는 어느 노 정객의 회고를 TV 대담에서 들었다.

그는 이후 김대중 대통령과 견해를 달리한 부분도 몇 차례 있었지만, 지금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감동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술회했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지만 아직도 서운한 마음을 풀지 못한 사람들이 있는 듯하다. 서로 지지하고 응원했던 후보가 달랐음에 있어서야, 내 마음 짚어 남의 마음 안다고 굳이 다른 사람을 탓할 생각은 없다.

다만 어느 정부든, 누가 호불호의 대상이었든 큰 틀에서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 같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국민을 더 잘살게 하고, 후손에게 더 아름다운 유산을 물려주고자 하는 진정성은 어느 정권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로 생김새가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 다른 만큼, 일에 접근하고 처리하는 방법이 약간 다르긴 하겠지만 말이다.

이제 새 정부의 두 달이 흘렀다. 우리가 잠든 시간에도 깨어 지켜주기를 바라며, 믿고 맡기는 시민의식이 필요할 때다. 얼마전 타계한 마거릿 대처 여사는 영화 ‘철의 여인’에서 의미있는 대사를 들려준다.

“생각을 조심하라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하라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하라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하라 성격이 된다. 성격을 조심하라 운명이 된다. 우리는 생각하는대로 된다.”

대한민국의 위대한 미래를 우리의 성숙한 믿음으로 열어가기를 소망한다. 우리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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